
자전거카페는 자전거와 카페, 그러니까 자전거랑 커피가 합쳐진 것. 지난 번에는 커피, 길카페에 대해서 이야기 했으니 이번엔 자전거와의 인연에 대해서.
자전거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초등학교 때 자전거에 혼자 올라타던 순간이다. 안장에 앉으면 발도 닿지 않는 큰 자전거를 날마다 끌고 다녔고 밤마다 성공적으로 올라타는 꿈을 꿨다. 그러다 정말 기적처럼 어느날 올라탔고 넘어지지 않았다. 방과 후 서예연습을 하던 단짝 친구를 데리러 오후 늦게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향했던 기억도 난다.
자전거에 대해 좋은 기억은 하나 더 있는데, 어느날 보조바퀴가 달린 어린이용 자전거를 빌려타고 모르는 골목길을 씽씽 달렸던 날. ‘처음 와보는 길이지만 무섭지 않아, 길을 잃을까 걱정되면 그대로 온 길을 뒤돌아 가면 되잖아, 자전거는 빠르니까!’ 이 기억 때문에 자전거를 그렇게 타고 싶어했는지,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고 나서 이런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난 자전거를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어른이 될 때까지 자전거를 탈 기회는 별로 없었다. 중/고등/대학교까지 모두 도시 생활을 했으니 자전거를 탈 시간, 공간, 여유, 기회 모든 조건이 맞지 않았으니까. 휴학했을 때였나 아님 학교에 다닐때였나 중고로 자전거를 한 대 샀다. 한강다리를 한 번 건너야 했지만 어떻게든 자전거타고 학교에 한 번 가보겠다고 이리저리 알아봤는데 결국 자전거타고 학교는 한번도 못갔다. 자전거가 갈 수 있는 길도 잘 몰랐고, 지금처럼 자전거도로나, 자전거타는 사람이 많지도 않았고, 지금보다 어려서 겁도 많았고, 쉽게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늘 말로만 원효대교를 건너면 학교에 갈 수 있을 텐데, 한강대교가 빠를텐데, 이런 생각들을 했다. 그러면서 가끔 한강변을 달리기도 했고, 아르바이트하러 갔고, 동아리모임에 타고 가기도 했고, 그러다 자전거를 도둑맞기도 했다. 나는 자전거를 좋아하는, 타는, 언제든 타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다.
적다가 생각해보니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갔을 때도 자전거를 하나 사서 학원 통학, 아르바이트 출퇴근을 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봤다. 그러다가 친한 호주친구가 빌려줘서 돌아오기 전 한두 달 정도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휴일날 아저씨랑 강변, 해변 라이딩도 갔다. 돌아오고 난 뒤엔 강남, 마포, 영등포 등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회사에 다니면서 종종 자전거출퇴근을 했다.

어른이 되어 내돈 주고 산 “내 자전거”의 역사는 나우누리던가 하이텔이던가 중고장터에서 훈남에게 중고로 산 “멋진놈이 타던 반짝이는 은씽이”부터 시작된다. 은씽이 도둑맞고 잠원동 트럭자전거 아저씨에게 산 쌩쌩이, 쌩쌩이는 중고 트렉자전거 살 때 되팔았고, 세번째 트렉도 회사에 두고 퇴근했다가 도둑맞았다, 네 번째로 잠원동 트럭아저씨한테 산 파란자전거 “잠원댁”도 꽤 오래탔다가 지금은 친구네 삼트라이다와 바꿔서 친구집에 있다. 삼트라이다는 이후 다른 친구에게 팔았다.



지금 타는 “멜리”는 뉴질랜드 자전거여행갔을 때 한달간 빌려서 탈까 중고로 사서 탈까 하다가 대여용 자전거를 중고 가격으로 사서 그대로 들고온 녀석이다.

커피를 챙겨서 마시기 시작한지는 5~6년쯤 되었고 직접 집에서 마시고, 콩까지 볶고, 점점 그럴듯한 커피인이 되어가다 보니 여행 가서도 커피 마시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가까운 국내 여행이나 친구집에 놀러갈 때도 핸드드립 커피 도구들을 싸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2011년 회사를 그만두고 일단 하고 싶은 것들을 천천히 하면서 다음 일을 생각하던 시절, 2005년에 다녀온 호주 생각이 났다. 다시 가자, 그러다가 그 때 안 가본 뉴질랜드도 가는 김에 갈까? 뉴질랜드 하면 자전거여행이라던데? 그래서 여행의 테마는 뉴질랜드자전거여행으로 결정되었다.
텐트, 코펠, 버너, 침낭, 매트 등 각종 캠핑도구를 친구, 친구의 남자친구, 언니의 친구 등에게 빌려 여행을 떠났다.
그 때에도 당연히! 커피도구들을 챙겨갔다. 참을 수 없이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를 대비한 것이기도 했고, 그러고 다니는 게 재미있어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호주친구들에게 커피를 내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니까. 언젠가부터 좋은 사람들에게 내가 할수 있는 최선으로 맛있는 커피를 내려서 대접하는 일은 큰 기쁨이었으니까.


그러다가 커피 관련한 책을 보다가 드립커피가 먹고 싶은데 드립용 주둥이가 길고 가는 주전자가 없을 때 간장통 같은 걸로 해본다는 걸 보고 시도해보기로 했다. 친구가 다이소에서 주전자처럼 생긴 간장종지를 사줬다. 그래서 내 여행용 커피키트는 완성되었다. 그라인더/필터가 필요없는 철망드리퍼로 사용할 멸치망/꼬꼬마 주전자.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시작해서 루이스패스를 넘고 해안을 따라 또 어디어디를 넘고 퀸즈타운을 거져 어디어디를 거치고 밀포드 가는 험한 길을 가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또 한가득. 다음기회에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에 대한 이야기는 더 해보자, 지금은 자전거타는 여행자가 커피를 마시는 얘기를 하는 거니까.



그렇게,
커피를 좋아하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전거여행을 가서도 커피를 마시게 된거다.
아마, 그렇게 탄생되었을 거다.
자전거 카페라는 건.
더 직접적인 계기도 있었다. 두어달 정도 집짓기 워크숍에서 만났던 좋은(좋아하는) 선배가 “너 같은 얘는 늦잠자다 자전거 타고 바닷가에 가서 커피나 한 두잔 팔고 하는게 딱 어울릴텐데..”라고 지나가듯 말한 적 있는데 그게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무슨 근거로 그런말을 했는지, 그는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이나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부터 나는 ‘언젠가 바닷가에 자전거나 타고 가서 커피파는 게 꿈’이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