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보관물: 2013 12월

12월 31일을 맞이하여, 최근 3년 연말정산

image지금 나는 백수다.
제작년 여름 백수가 되었고, 작년과 올해 백수였고 내년에도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백수일 것이다.
그 전에도 대여섯 번 회사를 그만 둔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일상적인 느낌, 다른점이라면 늘 다음 다닐 회사나 할 일을 정해놓고 그만뒀었는데 2011년의 퇴사는 너무 괴로워서 그 다음을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하고싶은 일들을 하나씩 하면서 매우 게으르고 행복하게 여러 달을 지냈다. 그러다 기회가 닿아서 여행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머물며 하는 여행, 여행하듯 체험하듯 하는 일 뭐든 조금씩 조금씩 하면서 살았다.

퇴사 당시에 통장에 있는 돈이 떨어지면 그 때 다시 적극적으로 일을 하든, 돈을 벌든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아직 돈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니까 엄청 돈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기 보단 사는 데 별로 돈이 안드는 방식으로 지냈다. 중간에 조금씩 벌기도 했다.
집에서 그냥 있거나, 아껴서 여행다니고, 아는 사람들에게 신세지거나, 일을 하고 숙식을 제공하는 곳에서 머물거나 하는 식이었다.

한해 마지막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보고 수고했다고 토닥거려볼까 하고 봤더니
어딘가에 몸담고 한 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게 된 뒤부턴 그렇다할 신년기념의식도 없어서 지난 3년치를 한꺼번에 해야할 형편이다.
게다가 최근 3년은 더 특별하다. 2012년은 뉴질랜드 여행중에 시골마을 캠핑장 텐트 안에서 혼자 맞이했고 2013년은 아빠 장례식장에서 2014년은 언니 없는 언니집에서 혼자 맞이하는 중이다.

2011년 9월.
예측할 수 없는 지금 ‘이러한 삶의 방식’ 궤도에 들어섰다. 재미있게 지냈다.
2012년 7월.
한차례 마음 속 혼돈을 겪고 되는 데까지 ‘이렇게 살아보기’로 하다. 행복하게 살았다.
2012년 12월 31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갈 곳도 할 것도 많았다.
2013년 10월.
몸이 안좋아졌다.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 내린 것만 같았다.
2013년 12월.
삼십대 중반, 내 인생의 2부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나를 돌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올 초부터 몸이 신호를 보내왔던 것 같은데 적당히 달래다가 무시하고 체력이 전과 같을 거라 밑고 너무 막 놀았나보다.
운동하고 몸을 아끼고 나를 정성껏 돌봐야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렇게 했을까?
아마 아닐것이다. 젊음날은 젊은날 대로 한껏 누리고 살았으니 이제는 젊지 않은 날을 그 방식으로 살면 되는 거다.

평생 비만인 상태로 살아왔던 몸뚱아리를 일단 정산체중으로 돌려서 무릎, 허리,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자.
운동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서 이제 숨쉬듯, 밥먹듯, 운동하면서 몸을 살피고 살자.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는 좋은 것을 적당히 먹는 식습관도 중요하단다. 잘 알고 부지런히 요리해서 맛있게 먹자.

그렇게 “다이어트”를 하며 겨울을 나고 있다. 앞으로 두어달 2014년에도 그럴것 같다. 아직 몸이 완벽하게 회복된 건 아니고 겨울은 추우니까 지금 있는 이 따뜻한 곳에서 잘 지내봐야지. 여유가 생겨서 하다가 중도에 포기했던 “아티스트웨이”도 꾸준히 하고 있다.
매일매일 아침에 일기처럼 “모닝페이지”를 쓰고 유치하지만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사소한 행동(아티스트데이트)를 통해 내 안에 숨어지내고 있는 아이같은 창조성을 깨우치는 워크북인데, 벌써 6주차에 접어들었다. ‘아티스트웨이’에 따르면 내가 간절히 원하면 신이 그 바람을 듣고, 혹은 어떤 기운들이 작용해서 운명처럼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데 나 역시 최근 생긴 우연같은 기분좋은 일들을 덕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내일은 1월 1일.
이른 생일모임을 위해 친구들을 만난다. 참 좋아하는 사람들.
오랜만에 함께 영화도 보고 가는 김에 공식적인 절친도 만날 셈이다. 이 절친은 약속을 따로 하지는 않고 연락을 할까 말까 생각하는 중이었는데 먼저 연락이 와서 신기했다. 그래서 내일 저녁에 만든 카레를 내일아침에 배달하기로 했다. 이런것들이 작지만 동시성이 아닌가 한다.

따듯하고 기분좋은 연말이다.
조용하고 풍요로운.
좋아하는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충만한 마음으로 평소처럼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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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1314] 나는 요즘 다이어트를 한다

발바닥, 정확히는 왼발 발뒤꿈치가 아파서 온 마음을 모아 괴로워하던 한두달을 보냈다. 마음이라도 편해보자고 부산에서 요양생활을 하던 중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태극권 사부님을 만나 몸이 기운을 슬슬 차려가던 차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싶어서 “따듯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며 건강해지고 말테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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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은 1)아파트, 2)헬스장+트레이너선생, 3)다이어터 1~3권, 4)양질의 식품. 그래서 여기로 왔다.
여기는 큰언니의 근무지에 회사에서 마련해준 관사, 가족들이 모두 이사하는 경우들이 많았던 모양이라 꽤 넓은 집이다. 게다가 아파트! 이 집에서 매니저? 비서? 무수리? 가정부? 뭐라고 부를지 애매하지만(빌붙어 사는 백수동생이 가장 쉬운 표현일지는 모르겠다) 약간의 집안일과 언니(와 나의) 식단 및 운동관리를 한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적극적인 결심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막 했던 건 아니다. 맨처음 대학생이 되었을 때 뷰티어쩌구에 한달쯤 (생각해보니 그때도 큰언니랑 같이 다녔네 하하) 맨날 사우나 하고 몸무게 감시당하면서 다녔다. 3~4년 전에 아침에 일어나니 손이 맨날 부어있어서 한의원에 갔더니 신장이 안좋기는 한데 살을 빼야 건강해진다며 100만원 내고 한약먹고 날마다 침맞고 부황뜨러 두달쯤 다녔다. 물론 그 한의사가 ‘장사’한 거긴 하지만 그때 먹지 말라던 거 안먹고 하루에 1시간정도 매일 걸어서 살이 좀 빠지기는 했다.

늘 내가 뚱뚱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굶는다거나 운동을 열심히한다거나 뭔가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을 따라 해보겠다거나 한 적은 거의 없다. 먹는 걸 참는다는 건 내게 불가능한 일이고 운동하기에도 게으르고… 다이어트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뚱뚱한 건 싫은데… 먹는 건 못참고 운동도 귀찮고 많이 뚱뚱한 것도 아니니 꼭 다이어트 해야돼? 이런 정도.

그런데 몸이 아프니, 건강을 위해 운동해야겠구나, 살을 빼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픈 건 너무 슬프고 우울했다. 그리고 이제 정말 나는 늙어가는 몸이었다. 전처럼 막 많이 걷지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괴로웠다. 건강해져서 다시 잘 놀고 싶었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어보니 운동해서 건강해지면 살은 저절로 빠진다. 적정한 몸을 갖게 된다고 한다. 별 생각없이 자극적인 음식을 주로 먹고 좋아하고 배가 불러도 많이 먹고 입이 궁금해서 그냥 먹고… 다행인건 채소 과일도 좋아하니까 좋은 식단을 챙겨먹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 조급하게 한두달 안에 몇킬로를 빼겠다 하는 쓸데없는 목표따위가 있는 것도 아니니 천천히 운동하면서 건강해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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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와 과일 많이, 생선, 고기, 두부 등 단백질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 쌀밥보다는 현미밥, 탄수화물은 먹던양보다 적게.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맛있게 적당히 먹는다. 가끔 외식도 하고.
운동하고 좋은 식단으로 잘 챙겨먹는 건 이제 평생해야하는 과업이 되었으니 단기간에 이걸로 뭘 해보겠다 하는 마음과 성과를 찾겠다하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일상적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꼬박꼬박 식단+운동일기를 쓰면서 언제 뭘 먹고, 잠은 몇시간 잤고, 똥은 언제 얼마나 어떻게 쌌는지, 운동은 뭘했는지도 적어둔다.
최소한 삼개월은 지켜볼테다.
체중같은건 아침에 일어나서 물마시기 전후 0.5킬로, 운동 전후 1킬로 왔다갔다한다. 그런 게 건강의 척도가 아니라는 걸 이제 아니까.
그래도 어떤 경향 같은걸 보는 차원에서 본다. (사실 맨날 올라가본다 크큭) 앞옆뒤 사진도 찍어놓고 전신거울도 자주 보고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팔뚝도 줄자로 재놨다.

그!런!데! 내가 적당히 먹은 줄 알았던 식사량이 폭식이었데. 하하하하. 트레이너가 식단일기에 식사 전후 포만감을 적어보라고 했는데 1/2 상태의 배고픔에서 7/8의 배부른 상태로 먹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걸 폭식이라고 한다는 걸 이제 알았다. 10이 배터져죽겠다니까 나는 10만 폭식인줄 알았는데… 건강한 식사는 5~6정도에서 멈추는 거란다. 흠… 노력해보자. 먹은 것 같지도 않은 양에서 멈춰야 하는 거냐! (그런데 멈추고 기다리다보면 배가 불러오는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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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찍은 사진이 더 뚱뚱해 보이는 기이한 사실을 새삼스러워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땀흘리고 돌아왔다. 이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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