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 “AT” 을 펴낸 부산_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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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은 투명한 구슬을 서 말 째, 너 말 째 꿰고 있는 사람이었다. 뾰족한 말을 뱉는 사람은 아닌가, 상대와의 거리를 줄여야 한다는 강박에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본인의 걱정을 듣다보면 곧고 고운 마음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누구처럼 마음을 많이 쏟지 못한다, 누구처럼 멀리 떠나지 못한다, 누구처럼 어찌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은진처럼 켜켜히 성실하게 마음을 기록하는 이는 없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구슬 하나씩 들고 돌아왔다. 은진이 꿰는 말들은 맑았다. 나는 부산을 떠났고 은진을 만나지 못했지만 그이의 마음은 그렇게 꾸준히 쌓여가고 있었나보다.

그 동안 쓴 글로 책을 내려고요,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는 무심한 것 같았다. 오히려 내가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이게 그 핫하다는 독립출판 아닙니까! 평범하게 그냥 사네 하드만 좋은 건 다 하네.’ 투명하게 맑은 말들이 모였으니 김은진처럼 고운 책이 될 거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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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내게 온 그리운 하늘색 , 내가 나오는 부분부터 찾아 읽으려고 했는데 등장인물이 너무 화려하다. 아는 사람은 알아서 반갑고 모르는 사람은 궁금해서 신기한 이야기들. 소중한 공간들에 은진이 발길과 목소리와 마음을 더했다. 장소들은 원래 반짝이고 있었겠지만 그이의 구슬이 더해서 빛나는 보석이 되었다. 내가 사랑하는 장소도 있고 아직은 어색한 곳도 있다. 내가 너무나도 아끼는 사람들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다. 모두 빛나고 또 빛나서 더욱 그리워진다.

맑은데 부지런하기까지 한 은진덕에 등장인물 중 한 사람인 나는 소중한 선물을 받았다.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고 사랑할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몇몇 다른 등장인물들의 마음도 깊고 넓게 행복하다 들었다. 안 그럴리가. 고맙고 영광스럽다. 그리고 은진을 존경한다.

질투심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말하자면 이것이야말로 내가 내 생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생활예술이다. 내 하루가 쌓이고 쌓여서 노래가 되고 그림이 되고 문학이 되는 것. 말만 많고 맨날 시작만하는 나 같은 사람한테 좋은 본이다.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었다. 이것이 예술.
김작가 진심으로 첫 책 낸 거 축하해요.

(부산 독립출판서점 프롬더북스에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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