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4/02/20

[겨울나기1314] 아티스트웨이, 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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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10일 월요일 “아티스트웨이” 12주 과정을 마쳤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2년 이상을 집에서 안 살고 여행하듯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2013년 11월 25일 월요일부터 일 때문에 천안에 내려와 혼자 지내는 큰언니와 살기 시작했다. 겨울은 춥고 몸은 아프고 맘은 더더욱 가라앉고 있었다. 여행자로 사는 건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 힘들어도 재미있고 어디로든 더 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몸이 아프니 한없이 우울해졌다. 온몸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다. 여행을 잠시 멈추고(이후에 나는 이런 내 삶의 방식을 더이상 여행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때그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나 있을 수 있는, 있어도 되는 곳에서 머물며 지내는 것뿐이다. 지역순환 근무나 출장이 잦은 직업처럼 어디로 갈지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을뿐 내가 선택한 방식이다. ‘모르는 길을 가는 사람‘ 일뿐) 언니네서 석 달 동안 살면서 건강하게 밥해먹고 운동하고 추위가 가실 때까지 지내기로 했다.
[1314겨울나기] 시즌이었다. 오로지 건강해지는 것만 생각했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고 열심히 운동하기. 마음 건강을 위해서 ‘아티스트웨이-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을 추천받았다. 나는 전에 이 책으로 한두 번, 다른 책으로도 한 번 자기워크숍을 시도했다가 흐지부지해졌다. 그치만 그때는 학교나 회사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모닝페이지를 쓰는 아침시간, 매주 특별한 자기만의 활동-아티스트데이트를 할 에너지가 부족했다(고 변명해본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끝까지 가지 못한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니까 이번이야 말로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그리고 잘 끝냈다. 아티스트웨이를 비롯,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먹은 이 겨울나기를 뒤에 [뫔튼튼 프로젝트]라 이름붙였다. (나는 뭐든 이름 붙이는 걸 참 좋아한다)

모닝페이지를 적으면서 일기쓰는 습관도 다시 찾았고 덕분에 아침마다 명상하듯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준비한다. 더 많이 쓰고싶고 그리고싶고 노래하고싶어졌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긍정하는 힘이 강해졌다. 책 속에서 많이 질문하는 건 원하는 것, 잊혀진 것, 그런 나를 방해하는 자, 지지하는 자 등인데 내 삶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사람들 이름을 적어내려가다보면 혼자 감격해서 울컥한다. 예술을 하든 모르는 길을 가든 가장 중요한 건 자기확신과 자존감이지만 주변인들이 큰 영향을 주니까. 여전히 어렵지만 나는 ‘모르는 길을 가는 사람’이라는 내 역할과 입장이 삶의 태도, 직업, 사회적 소명과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불안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더 확신이 생겼다. 원래 길이라는 건 그런 거니까. 인생이라는 건 그런 거니까. 그래서 나를 더 사랑하고 존중하게 되었다. 어려움이 닥치면 또 흔들리겠지, 취직해서 돈 벌고 싶겠지, 하지만 그때 ‘그래 이럴 때가 올 줄 알았어.’ 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거다. 그 과정에서 내가 만나야 할 사람, 만나서 힘을 얻을 사람,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험처럼 남겨둔다. 아티스트웨이를 따라가는 12주는 그걸 더욱 깨닫는 시간이었다.

1월에 읽은 책이나 본 영화, 그림이나 글을 간단히 정리하고 미뤄뒀던 노래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이도 아티스트웨이가 깨우고 등 떠민 마음속 꼬마예술가다. 2년 묵은 뉴질랜드자전거여행기나 3년 묵은 아빠 자서전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놀랍게도 엄마도 생애사를 적기시작하셨다. 엄마 생신즈음에 두 분 이야기를 교차 편집해 완성하면 정말 좋겠지? 1호를 발행하고 멈춘 [여행자의]를 다시 낼 수도 있고 역시 1호에서 멈춘 [바질(바닥님은 입이 근질근질)]을 팟캐스트나 영상작업으로 이어가고 싶은 맘도 있다. 아님 차라리 ‘1호 발행자’로 내 정체성을 정하고 뭐든지 1호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산책자의모닝커피 2012시즌에 손님으로 만난 친구S가 아티스트웨이에 관심을 보였다. 12주 동안 내가 느낀 설렘과 기쁨을 그이도 맛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냉큼 책과 모닝페이지용 노트를 보냈다. 오래오래 걸릴테니 언제까지든 천천히 보고 따르라고, 함께 좋은 길, 아티스트웨에서 만나자고.

아티스트웨이 마지막 부분에는 앞으로 최소 3개월 동안 모닝페이지를 지속하고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한 꼬마예술가의 작업을 지지하자는 다짐으로 ‘창조성계약서’를 쓰게 되어있다.

-창조성 계약서-
나의 이름은 badac melly yuka 다.
나는 창조성을 회복하고 있다.
나의 기쁨과 성장을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서, 나는 다음의 자기 양육 계획에 전념한다.
모닝페이지는 지금까지 나의 자기 양육과 자아발견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 왔다. 그러므로 나는 앞으로 90일 동안 모닝페이지를 계속하기로 한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자기 사랑과 생활 속에서의 기쁨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것이었다. 나는 자아보호를 위해 앞으로 90일 동안 아티스트 데이트에 전념할 것이다.
예술가의 길을 따라가며 내 안에 있는 예술가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내게 많은 창조적인 재능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 중 많은 것을 계발하기를 바라면서 앞으로 90일 동안은 특별히 “뉴질랜드 여행기 전자출판”을 위해 집중해서 노력할 것이다.
행동계획을 철저하게 실천해가는 것은 나의 아티스트를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90일 동안 내가 계획하는 창조적인 활동은 계획은 뉴질랜드 여행에 관한 기록 정리+ 그림, 글, 사진, 영상, 노래 완성을 위해 매일 1시간 이상 관련 작업을 하는 것이다. 운동도 꾸준히 지속한다.
나는 창조적인 동료로서 H, I, E 와 창조적인 후원자로서 K, S, S, J 를 선택했다. 나는 매주 한 개 이상의 관련 포스팅으로 진행상황을 공개할 것을 서약한다.
나는 위의 약속을 확인하며 새로운 약속을 오늘부터 실천에 옮길 것이다. 2014.2.10. badac

어머나! 그러고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그동안 뉴질랜드 여행기 관련한 정리는 거의 못했네. 작업을 위한 사전준비를 좀 했다.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깔고 폴더들을 정리해서 사진을 찾고, 어머 그러다보니 맥북에어가 절실하게 필요하네! 겨울을 나면서 내가 했떤 “살림대행+건강관리” 에 대한 수당을 받았다. 맥북에어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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