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에서 ㅂ으로 : 발리 여행을 위한 바닥씨의 부산은행 통장잔액증대프로젝트
01_ 비행기표를 사다
짜잔, 발리에 가겠다고 생각했고 결심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말하고 다녔다. 아르바이트를 구한다고 여기저기 방도 붙여봤지만 역시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예상했던 바다. 돈을 벌기 위한 일을 구하고 하고, 일을 하고 제 때에 돈을 받기가 얼마나 힘든지 지난 날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니까. 이 프로젝트는 추운날 따뜻한 나라에 가고야 말겠다는 내 다짐을 공고히 하기 위한 선언에 가깝다. 물론 당연히 돈이 필요하고 지금도 전에 언급한 아르바이트는 유효하다. 11월 발리에 가기 직전까지 유효하다. (그러니까 빨리 연락좀…)
시기는 대략적으로 겨울이고 목적지는 잠정적으로 발리였을 뿐이다. 태국 치앙마이가 좋다면 거기로 가도 되고, 뜬금없이 캄보디아에 인연이 닿는다면 거기로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누가 오라면 당연히 거기로 갈 생각이었다. 며칠 전 에어아시아 특가 상품이 많이 풀렸다고 했다. 가격 조사 차원에서 검색해봤다. 평소에 내가 알아본 가격은 50만원대, 그날 내 눈에 처음 들어온 가격은 40만원대 초반, 이게 소문으로만 듣던 반짝 특가? 눈이 뒤집혀서 트위터의 발리통 다니 @afterdan 님께 읍소하며 이것을 살지 말지 결정해달라고 졸랐다. 그 대화를 본 다른 트위터친구님의 뽐뿌에 이성을 잃고 날짜를 바꿔가며 더 싼 날, 더 싼 표를 찾고 수화물도 올 때만 추가하는 노하우를 전수받아 만들어낸 왕복 항공료 313,172원. 이건 결제를 아니 할 수 없는 가격 같았다. 에어아시아의 싼 표는 눈 깜빡 할 사이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를 여러차례 들었고 이미 내가 보는 표가 눈 앞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아이폰 어플, 모바일 웹, 피씨 웹, 안드로이드 어플 등을 총동원하여 결제를 시도했지만 잘 안되었다. 마음은 더욱 급해졌고 옆 동에 사는 오빠네로 달려가 겨우겨우 완료. 이제 진짜 가는구나. 와우.
# 여기서 발리행 에어아시아 특가 저가항공권 사는 다니센세의 노하우 공유 – 모바일웹이 아닌 피시웹으로 접속, 우측 상단의 1개월 단위로 저가 검색 가능한 메뉴가 있단다. 어플는 안 보이던 가격이 모바일이나 웹에는 있으니 웹버전이 제일 유리한 듯 하다. https://www.facebook.com/afterdan/posts/208634086011902
서울집에 오자마자 부산은행 통장을 챙겼고 씨앗돈이 될 행운의 지폐를 넣어 ‘ㅂㅂ프로젝트’용 주머니를 마련했다. 맨 왼쪽 만원짜리는 트레이닝센터 마지막날 커피내려준 뒤 받은 옛날 돈이다. 올해 30세인 수석코치(대표)는 카페와 퍼블릭짐이 결합된 깔끔한 센터를 운영하는 꿈이 있는데 지금 퍼스털트레이닝센터로 일단 시작하면서 사업번창을 기원하며 만원짜리 구권 한 장, 오천원 짜리 한 장을 금고 옆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단다. 그 중 하나를 준 거다. 커피값을 내는 게 아니라 절대 쓰시지 말고 부적처럼 갖고 다니시면서 하시는 일 잘 되라고 주는 선물이란다. 마음이 참 고맙다. 찾아보니까 뉴질랜드와 호주 돈 남은 게 있길래 행운의 씨앗돈이 되라고 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내가 가본 겨울이 따뜻한 나라니까. 미국돈 2달러는 누가 줬는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원래 행운을 상징한다며? (알바비나 소액후원자님? 여행 다녀온 뒤 남은 외화도 받습니다) 여기서 가장 건 저 천원짜리 묶음이다.
2012년 처음으로 해운대에서 커피좌판을 할 때 인연이 닿은 해운대시장의 김할매가 주신 용돈 중 일부. (김할매와의 인연은 채소좌판 상으로 쓰시던 플라스틱 박스를 내가 빌릴 때 시작되었다) 이후 그 길 위 인연에 감사하는 짧은 글을 쓰기도 했었는데 저 돈에 대해 적을 기회는 없었다. 당시 9월 한 달 장사를 마치고 부산 생활을 정리하던 때, (그때도 좋은 인연으로 경주 모도리네 @chanseokpark 까지 트위터 친구님이자 커피손님이었던 둥님 @learningartist 차를 얻어타고 갔다. 그때부터 트잉여였음) 마지막 인사를 갔는데 나를 한쪽으로 부르시더니 앞치마에서 주황색 비닐봉다리에 담은 돈을 한뭉치나 주시는 거다. “절에 가져갈라고 빳빳한 돈으로만 모아둔 기다” 나는 종종 감자 한 개, 당근 한 개 공짜로 얻어먹기는 했지만 감자 한 봉지를 삼천원에, 두부 한 모를 천원에 파시면서 돈을 이쪽 저쪽 주머니에 나눠 넣는 걸 보기만 했을 뿐 그 안에 어떤 원칙이 있는지는 몰랐다. 절에 가져가려고 따로 모아놓은 새 돈을, 칠만원인지 팔만원인지 셀 수도 없이 그득한 뭉치로 나한테 주신 거다. 지금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아니 할머니 이 돈을 며칠을 팔아야 모으는 돈이잖아요. 얼마나 많이 팔아야 하는 건지 나는 안다고요.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시는 거에요. 그냥 저는 아침에 가는 길에 플리스틱 박스 공짜로 빌려주신 게 고마워서 커피 한 잔 타서 나눠드리는 거 뿐인데, 그 사이에도 맨날 공짜로 채소도 챙겨주시고 잘해주셨잖아요. 그래도 어른이 주시는 돈을 끝까지 안 받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엉엉 울면서 돈을 받아 경주로 갔더랜다. 한 장도 못 쓰고 보물만 모아두는 장소에 함께 있다. 다음 겨울 할머니를 찾아가서 겨울에 입으실 조끼와 가을에 번 돈을 전해드렸다. 내 할머니가 되신 셈이다. 가끔 전화주신다. 이번에 부산에 가면 당연히 인사하러 가야지.
산호여인숙에 석달 동안 깔았떤 #보따리카페에서 판 커피는 70잔 정도, 교통비니 재료비니 인건비니 이런 거 계산 하지 않고 (못하니까?) 그냥 일단 처음에 세운 계획대로 20만월을 부산은행 통장으로 입금해야겠다. 하하하. 직접 부산 갔을 때 은행가서 넣을거야! 돈으로 들고다니다가.
아직 부산은행 통장잔액은 0인데, 벌써 비행기표부터 카드로 샀네. -313,172에서 시작하는 ‘ㅂㅂ프로젝트’ 신사숙녀친구동료선후배트친페친여러분. 저는 always ready to run for you, it’s available 입니다. 많은 애용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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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112-2026-1928-06 (예금주 ㅇ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