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4/07/09

[서울살이] 2014년 7월 9일 일기

어제밤에 부산에 가야겠다, 생각했다.
근데 대전에서 올라온 짐도 안풀고 다시 짐을 싸서 부산에 갈 생각을 하니 귀찮아졌다. 그래도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든 게 어디냐 싶어서 버스 시간표를 알아봤다. 7시 일반고속을 타면 점심 전엔 다방에 도착할 수 있겠다. 가고 싶다는 마음 +20

대전 단골님이 서울나들이 산책길에 초대해주셨는데, 그때까지만해도 아무런 의욕도 없었기 때문에 조용히 잠결에 거절문자를 보냈다.

정신을 차리니 11시, 배가 고팠다.

어떻게 알았는지 부산에서 전화가 왔다. 요즘 이래저래 우울하고 괴롭다고 칭얼칭얼 거리며 마음이 동하면 부산에 가야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이틀 전 문의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알바자리가 났다고 전화가 왔다. 8월에나 자리가 난다고 해서 그럴바엔 부산에 가서 전처럼 해운대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오호라, 내일 면접을 봐야하긴 하지만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왠지 기분이 그렇다.

트위터로 알고 지내던 분이 만나자고 먼저 연락을 주셨다. 그래 좋아. 움직이자. 요즘은 좀 우울하지만 그럴 때는 또 그런 대로 만남이 좋을테니 만나기로 했다.

생각다방산책극장 8호에 실을 글을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기분 좋게 통화를 했다.

오랜만에 제주도에서 잘지내냐는 문자가 왔다. 냉큼 전화를 걸어 간단히 수다를 떨었다.

용기를 내어, 커피도구함을 만들고 있는 목수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언제 되냐고 독촉하려던 건 아니고 안부인사 겸, 자전거에 실을 진화된 도구함에 대해서 상의하려고. 천천히 잘 지내다가 이번달이 가기 전에나 만나자고 했다.

서울에 온 뒤로 처음으로 요리를 했다. 냉동실에 반년 정도 묵은 닭가슴살을 올리브유, 간장, 식초, 소금, 후추에 재워놓고 마늘, 양파, 피망을 썰어 같이 볶았다. 언니가 해놓은 잡곡밥과 함께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동전함에서 500원짜리를 골라 저금통에 넣은 뒤, 남은 동전은 은행에 가서 입금했다. 13,030원이었다.
해운대 할머니가 주신 천원짜리 복돈 100여장을 들었다놨다 하면서 이걸 써 말어, 써 말어 고민했는데 깨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시 곱게 주머니에 넣어뒀다.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까지 걸어갔다. 길을 조금 헤맨 덕에 한 시간이나 걸렸다.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파서 사과를 하나 먹었다. 4층 사회과학실에서 책을 찾아 읽었다. 자료실 마감시간인 6시 이후에는 1층 자료실에서 관내대출로 5권 정도 책을 챙겨왔다. 아까 읽던 책을 다 보고, 다른 책 한 권을 더 읽었다. 낮에 먹고 남은 걸 도시락으로 싸서 저녁도 먹었다. 책을 다 읽은 시간은 8시 반, 도서관은 아홉시까지였다. 천천히 걸어 집에 돌아왔다. 50분 정도 걸렸다. 집에 와서 드디어 짐정리를 했다.

반가운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또 칭얼칭얼거리곤 관심이 가는 모임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참가신청서를 보냈다.

샤워하고 런지 10개씩 두 세트를 했다. 엊그제부터 조금씩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3월에 비해서 살이 찌고 얼굴과 손이 많이 붓는다. 달거리도 불규칙해졌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겠다. 그리고 너무 늘어지지 않게 이렇게 매일 일기를 쓰기로 했다.

배고프다. 요거트를 한 개 먹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