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쪽책 하나를 완성하고 나니 동이 텄다. 다섯시. 서둘러 잠자리에 들다.
9시가 되었는데 눈이 떠진다. 어라, 이상하네. 그러려니 하고 뒤척인다. 요즘들어 손이 많이 붓는다. 어제 저녁엔 또 뭘 먹었더라.. 삼십분 정도 트위터하고 페이스북 들락날락 거리다보니 붓기도 가라앉고 정신도 난다.
자리에 누워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조금 읽었다. 뭐라도 쓰고 싶은 마음이 뿅뿅 샘솟는다. 모닝페이지를 쓰던 노트를 꺼내 이어서 좀 적는다. 그러다 보니 또 딴지시 하고 싶어진다. 운동 계획표를 그렸다. 한달동안 스쿼트나 런지, 플랭크 등 할 수 있는 맨몸 근력운동을 좀 해봐야겠다.
커피를 내리고, 뜨거운 걸로 한 잔 아이스로 한 잔 어제 사온 통팥빵과 사과 반쪽으로 늦은 아침을 먹는다. 샤워하기 전에 스쿼트 60개, 벽짚고 팔굽혀펴기 50개, 크런치와 레그레이즈를 헥헥 거리며 20개 정도 한다. 힘드니까 오늘은 그만.
전에 한창 운동하고 살이 빠질 때 적어두던 신체사이즈표를 찾을 수가 없다. 비교해보고 싶은데.. 그냥 오늘을 첫번째 칸에 두고 하나 더 그린다. 한달마다 한번씩 재보기로 한다. 월요일에 보건소에서 받아온 대사증후군 결과지와 체성분표를 뚫어져라 보면서 3월에 비해서 살이 찌긴 했지만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위로한다. 운동, 찬찬히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아마도 세쪽책을 올린 걸 본 모양이다. 기분 좋게 이야기 나누고, 지지받고, 깔깔 거리다가 끊었다. 불안한 이야기, 아르바이트 이야기, 자전거 카페 이야기 하면서 자전거 뒤에 달 나무 상자 만들 목수를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다가 꽤 오래 연락을 하지 않은 옛친구에게 전화해 볼 용기가 생겼다.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를 남겼다.
오후다. 이제 뭐할까.
오늘 꼭 해야 하는 한 가지 일은 내일 일터에 제출할 주민등록등본을 떼는 것 뿐이다. 운동삼아 큰언니집까지 걸어가서 출력을 해오고 나가는 김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도 몇권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고 서초동중앙도서관에서 책도 보면 좋겠다고 동선을 고민한다.
2시 30분, 소설책 열 권을 챙겨 가방을 메고 길을 나선다. 한 시간 정도 걸어 6km 떨어진 서점에 도착했다. 17,700원을 받았다. 중간에 아침에 전화한 친구랑 통화해서 다음주 약속도 잡았다. “야~ 너는 도대체 어디서 뭐하고 사는 거냐?”라는 매우 반가운 목소리를 들었다. 고마웠다.
30분을 더 걸어 언니집에 도착했는데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가 되지 않아 주민등록등본 출력은 실패다. 씨리얼과 포도만 먹고 다시 동사무소로 향했다. 서류를 떼고 서초동중앙도서관에 6시 직전에 들어가 책을 집어 들었다. “99%를 위한 주거” 한창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30분 후 친구한테 놀자고 연락이 온다. 망설임 없이 나섰다.
친구를 만나, 김밥과 쫄면을 사 들고 한강으로 향했다. 돗자리를 사서 자리를 잡고 냠냠 저녁식사. 친구 회사 이야기, 내가 만나고 통화한 친구들 이야기를 하고 놀았다. 후식으로 웨하스를 먹고 9시 반쯤 자리를 정리하고 버스타고 돌아왔다.
샤워하고, 내일 입고갈 옷과 일할 때 입을 옷과 끝나고 갈아입을 속옷과 도시락용 빵을 챙겨놓고 이제 잠자리에 든다. 오랜만에 출근, 조금 떨린다. 어서 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