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4/07/22

[서울살이] 2014년 7월 22일 일기

오늘도 아침에 머뭇거리다가 8시 50분에 일어나서 후다닥 준비하고 출근. 좀 일찍 도착했다. 9시 40분 정도, 식빵 구워먹고 점심 도시락 챙기고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서 한 번 더 구워먹었다. 아 요즘 너무 많이 먹는다. 아침에 식빵을 8장이나 먹었다. 원래 4장 먹는데 껍질이랑 작은 조각이랑 몇개 먹어버린다고 주워먹었더니..그러고 나서 오늘 근무자에게 청소할 객실은 3개인데 재실손님(2박이상 투숙객이 중간중간 방을 청소해달라 부탁하는 경우)이 많다는 얘기를 하길래,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동료 2명이 다 쉬고 나 혼자 하는 거였어. 업무량은 적지만 혼자 할라니까 좀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도 이래저래 왔다갔다 일을 마쳤더니 1시도 되기 전에 끝났다. 너무 일찍 퇴근하기가 좀 그래서 복도랑 계단도 한번씩 닦았는데도 1시 20분. 그냥 샤워하고 퇴근했다.

오늘은 친구랑 남산을 산책하기로 했다. 충무로역까지 슬슬 걸어갔는데도 워낙 일찍 일을마쳐서 약속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대한극장 1층에 앉아 아이폰으로 트위터나 조금 보다가 졸려서 잠깐 잠들었다. 친구가 왔고 대한극장 옥상에 있는 하늘공원에 한 30분 앉아서 얘기했다.

아직 컨디션이 정상으로 회복된 것 같지는 않다고, 친구도 좀 우울하고 집에 있으면 기분이 별로라고.. 그래도 주2회 수업들으러 나올 때는 공부가 너무 좋고 책 읽는 것도 좋단다. 그런 거라도 있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주 심각하진 않지만 뭔지 모르게 계속 불안해서 좋지 않다.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 하루에 적당한 노동을 하고, 돈을 벌고, 오후엔 여유롭게 내 시간을 가지면서 책도 보고 서울에서 할 수 있는 걸 찾아본다고 생각할 땐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실제로 일한지 열흘이 지난 지금에는 다시 많이 우울해졌다. 일이 힘들어서라기 보단, 일을 해도 뭐 달라지는 거 같지 않아서. 하지만 그렇다고 뭘 적극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다.

여름은 기력이 없는 계절이기도 하니까. 기다리는 중이다. 밤에 실컷 자는 거 같은데, 낮에도 많이 졸린다. 오늘도 친구랑 카페에서 팥빙수 먹고 타로도 보고 좀 앉아 있었는데 너무 졸려서 30분쯤 잤다. 타로는… 앞으로 남은 올해도 감정적으로 많이 흔들리고 좋았다가 안그랬다가 이리저리 많이 흔들릴 거 같단다. 선택의 기로에 닥치면 후회하더라도 그냥 가볼것. 그래. 지금은. 실컷 쉬고 잠을 잘 때인거 같다. 섣불리 다시 뭘 하겠다고 나서기가 두렵다.

밥을 먹고 남산산책로를 따라 좀 걸었다. 중간에 나타난 정자에 대자로 누워 빗소리, 새소리 들으며 나무냄새를 맡았더니 이게 바로 신선놀음이구나 싶었다. 순간에 충실하자고, 이렇게 이 순간만 생각하면 행복한데 어쩌자고 불안을 끌고 와 걱정을 미리 하고 있는 걸까. 일단 지금은 이렇게 즐겨보자고 쉬어가자고 하는 것.

해방촌으로 걸어와서 어제 만난 고양이집에 가서 약을 먹였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흠뻑 젖었다. 고양이녀석은 혼자 있는게 싫은지 문밖에서 내가 온 기척을 느끼자 계속 울어댔다. 미리 생각하고 왔더라면 자고 와도 좋았겠지만 오늘은 비도 너무 많이 맞았고 상태도 썩 좋지 않아서 그냥 돌아왔다. 다음주엔 자고 와도 좋을 것 같다.

집에 와서 뉴스를 좀 보고 바나나먹고, 식빵도 한 장 먹고, 사과 먹고, 견과류 한 봉 먹고, 누워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벌써 잘 때가 되었다.

언니랑 복숭아, 수박을 나눠먹었다. 아. 정말 다시 요즘 너무 많이 먹는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