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4/07/23

[서울살이] 2014년 7월 23일 일기

오늘은 일 쉬는 날이었다. 혹시라도 움직이고 싶어지면 중앙도서관에 가서 책을 볼까 했는데 역시나 집에서 뒹굴거렸다. 아침엔 9시 10시 11시 계속 깼다가 잠들었다가를 반복했는데 반쯤 졸면서 어제 챙겨둔 식빵 세쪽을 9시경 아침으로 먹었다.

12시 정도에 배가 고파서 밥을 해서 먹었고, 음식물 쓰레기도 내다 버렸다. 어제 밤새도록 비가 많이 오던데 낮에는 거의 오지 않았다. 선선한 하루. 적당한 괴로움과 불안함과 편안함과 졸림.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갑자기, 예전 직장동료 두 명의 안부가 궁금해서 문자를 보냈고, 한명에게는 답이 오지 않았지만 한명과는 갑자기 내일 만날 약속을 잡았다. 아주 서두르지는 않더라고 이렇게 조금씩 움직이면서 너무 집안에 혼자 있지는 말아야지.

저녁은 작은언니와 절친언니의 정기모임(?)에 끼어서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본 언니와 요즘 뭐하는지, 어떤 텔레비전 드라마에 빠져있는지, 주말에 뭐하는지 등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망고빙수를 먹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다.

혼자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요즘, 아이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보낸다. 공유경제, 공동주거, 협동조합, 이런 검색어로 기사를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우울하고 괴롭고 불안하다고 해도 어쩜 올해의 남은 몇달은 그냥 이렇게 지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올 초 태극권 사부를 만났을 때 발리 여행은 뭔 발리 여행이냐 빨리 뿌리내릴 생각이나 해라, 그거 표 버릴 생각해야지 안그럼 올해도 아무것도 못한다, 라고 하셨는데 뭔가 그런 기분 같기도 하다. 11월에 여행갈 생각을 하니 7,8,9,10월 넉달이 아무것도 아닌것도 같고,,그렇다고 지금 딱히 뭘 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돈은 없지만 그렇다고 당장 급한 것도 아니고. 뭐 계속 생각이 이랬다저랬다 한다.

그렇지만, 이런 불안을 처음 느꼈던 제작년처럼 그냥 다시 취직을 하는 결정을 하진 않을 거 같다. 11월까지 지켜보려고 한다. 얼마나 불안한지, 어떻게 움직일지, 결국 내 안의 불안과 싸워야 하는 사람은 나니까. 뭐가 확 변하고 새롭게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그런 시시한 생활을 마주하는 게 지금 내가 하는 일이라고 위안해본다.

사람 마음이란게, 일하지 않고 하루종일 누워있을 때는 뭐라도 몸을 좀 움직이면 나을까 싶더니, 하루 4시간 일거리를 구하고 나니 좀 더 벌었으면 좋았을껄, 하고 생각하고. 노력하지는 않으면서 같이 고민을 나눌 동료가 짠 하고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을 머릿속으로 동료, 앞으로의 삶,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 혹은 일상을 사는 방법 등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라고, 다음에 기력이 있을 때 기반이 될 어떤 것들을 쌓는 시기라고 좋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