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첫날, 많이도 무덥고 짜증도 났던 날. 결국 사건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아침에 출근해서 여느날과 다름없이 식빵구워먹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간밤에 고객들 컴플레인이 많았다고 여러 잔소리 메모가 있었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어짜피 이 공간에는 적당히 하는 사람들만 있는 거 같아서 사장 욕을 하는 동료 Y나 A를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일 시작하면서 또 어영부영 일을 나누길래, 그러지말고 딱딱 정확하게 나누자고 그랬더니 싸우자는 듯이 말해서 무섭다는 둥, 그렇게 안 봤다는 둥, 아무리 그래도 내가 너보다 일도 더 많이 하지 않았냐, 지금까지 내가 너를 얼마나 챙겼는데 그건 아느냐는 둥. 그래서 아는데 그런거 안 고맙고 서로 자기가 더 손해본다고 생각하며서 마음만 상하니까 그러지 말자고했다. 그리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혼자 막 하고선 내가 이만큼 희생했으니 고마운줄 알아라, 너무 힘들었다고 계속 얘기하지 말고 나눠서 하자고. 자기는 그런 생색도 안내고 말도 안하고 뒤에서 조용히 하고 있다고 그러길래, “그런말 여러번 하셨는데요. 어려운 거 내가 다 하고 있다고. 그러셨는데요…”
할말한 건 좋은데, 아… 말만 곱게 했으면 좋은데 나도 짜증이 확 나가지고 언성을 높여서 퍼부어버렸다. 나한테 싸우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제 처럼 그러려니 하고 참고 그거 5분 10분만 들어줬으면 대충 넘어갔을 텐데, 그러고 나니 나도 마음이 안 좋아서 30분을 좀 진정하고 있다가, 일하면서 시간이 지나니 또 괜챃아지더라. 왜 그랬을까 싶으면서. 얌전히 일하고 돈이나 모아서 여행이나 다녀와야지 생각하면서 퇴근.
불안함과 괴로움을 잊어보고자 좋아하는 선배 만나려고 내일 약속 잡고, 서초동 중앙도서관가서 책 보다가 졸다가, 언니들과 저녁먹었다.
그런데! 그 저녁에 사장이 오늘 무슨 일 있었냐고 전화해서 묻더라. Y가 갑자기 그만둔다고 하는데 나랑 잘 안맞아서 그런거 같다고.. 자긴 전혀 그런 눈치도 못챘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자기가 어떻게라도 해보고 싶은데 막무가내로 그만둔다고만 하신다. 그래서 나는 내 입장에서 자초지종을 얘기했고 만약 나 때문에 못다니시겠다고 하면 내가 그만두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얘기했더니 한 두시간 후 쯤 죄송하다며 설득이 안된다고 자기 입장에서는 Y편을 들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알았다. 일한 급여나 잘 챙겨주라고 하고 끊었다.
나는 분하거나 화나거나 밉거나 싫지 않다. (이래서 문제 같기도 해, 꾹꾹 누르고 있는 건가) 솔직히는 자괴감 쪽에 더 가까운데, 이제 정말 이렇게 “적은 시간 무슨 일이든지 해서 적당히 돈을 벌겠다”는 명확한 조건을 가지고 일하는 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구나. 라는 걸 알아버려서 슬프다. 또 왜 이리 유난한가, 지랄맞은가, 무던하게 지낼 수 없는가, 나는 왜 이렇게 생겨먹었나 이런 생각이 더 들고. 좀만 더 참았으면 좋았을 텐데. 듣기 싫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 좋았을텐데.. 싶고.
일하기 싫어서 짤렸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짤리니 약간 홀가분하기도 하고. 마음이 심난하니 어서 시간이 흘러 다음주에 부산에나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