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4/08/03

[서울살이] 2014년 8월 2일 일기

하루 늦게 쓰는 일기. 지금은 8월 3일.

충분히 예상가능했던 대로, 아침에 억지로라도 움직이며 하루를 시작했던 일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로 우울한 하루가 가는 것 같다. 벌써 이렇게 일기쓰기를 밀려하고 있는 걸 보면..

늦게까지 자고 일어났고, 언니가 사다놓은 과일 같은 걸 먹으면서 뒹굴뒹굴 거리면서 오후가 되었다. 약속시간은 4시 반으로 조금 더 미뤄졌고, 3시가 되자 작은언니가 퇴근했다. 집 근처에서 만나 팥빙수와 빵 한조각을 먹고 약속장소인 고양시로 출발했다.

십여년 전쯤 일했던 직장의 선배다. 그 뒤로 나는 두 군데 직장을 다녔고 3년째놀고 있는 거고 선배도 직장생활을 잠깐 하다 지금은 문화예술계쪽에서 프리랜서처럼 기획일들을 맡아서 하고 있다. 그리고 텃밭농사를 짓는 노시농부. 사무실처럼 쓰는 창고형 가건물에 이달 말부터 지역의 생협모임들을 대상으로 브런치를 팔아볼까 한다고 하신다. 텃밭에서 가지랑 토마토를 땄다. 저녁을 먹고 공원을 걸으며 차를 마셨다. 내가 선배를 처음 만났을 때가 지금의 내나이쯤일텐데.. 나는 30대 후반이 되도록 아직 중심을 못잡고 있다. 선배도 방황하는 아끼는 후배에게 쓴소리를 했는데 잘 모르겠다.

선배는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이런 일도 하고 싶고, 돈이 되는 사업도 하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고 그렇다는데 난 여전히 하고 싶은 일도 없을 뿐더러 지금은 그렇게 있을까하는회의감마저 든다. 좋아하는 일만을 찾아서 하겠다는 마음도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해야 하는 건 맞는데, 직장생활이 아니고 ‘모르는 길’을 찾아서 가보겠다는 건데.. 그게 뭔지 지금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시 사무직 노동자로 사는 것, 지금 떠오르는 옵션은 그것. 그리고 뭔가 자영업을 하는 게 다른 선택인데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뭘 준비하는 건 아니다. 그러면서 적극적인 생각도 없는 구인광고들을 뒤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