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보관물: 2016 1월

방황백과사전01_후기

방황백과사전 첫번째 펼침 20160102 14:00~15:30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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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말하고 노래하고 자랑하는 신바닥 쑈
장기 겨울 휴가를 맞이해 4년만에 직장인이 된 신바닥 씨는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부산의 친구들을 보러 갈 생각에 마음이 들떴습니다. 온라인으로 안부를 묻고, 전화로 대화도 가끔하고, 대전에서 스치듯 만나기는 했지만 진득하니 앉아 함께 밥을 먹고 슬금슬금 함께 동네를 산책하고 그럴싸하게 모여 잔치를 벌이고 싶었습니다.

돌아다니며 살던 시절, 커피도 팔고 노래도 팔고 품도 팔고 돈 되는 건 뭐든지 팔아야 했으므로 ‘말’ ‘이야기’도 팔았습니다. 주인공이 되어 혼자 마이크를 쥐고 주인공이 되어서 한 판 노는데 돈도 벌 수 있다니! 돈 받고 말하러 다니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날로 먹으며 살수 있을까 생각했던 시절도 있습니다.

그러거나 저러거나 몸도 지치고 마음도 다치고 돈도 떨어지고 하는 우여곡절이 있지만 책도 나오고 했으니 출판기념회를 빙자한 잔치 한 번 열고 싶어서 부산의 친구들을 모읍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노래도 여행이야기도 아닌 내 이야기이니 지금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 지금까지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해온 것, 그리고 실제로 해 온 것, “방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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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발리‘도 여행책으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조금 다른 여행, 다른 생활, 다른 일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 다름은 방황의 결과이거나 방황 그 자체였으니까요. 그렇게 “방황백과사전“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컨셉은 ‘혼자서 말하고 노래하고 자랑하는 신바닥쑈’ 이고, 이름은 ‘방황백과사전’. 그리고 진짜로 방황백과사전을 써서 종이책으로 만들겠다는 결심과 함께요.

방황백과사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가지고 놀아보자,는 것 외에는 정해진 게 없어서 노래와 연주도 하고, 영상도 틀어서 같이 보고, 녹음해온 소리도 듣고, 낭독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많이 하게 될 것 같았는데 막상 정해진 날이 다가오니 뭘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습니다. 친구들이랑 와글와글 놀아볼까 만든 자리인데 ‘방황’이라는 말이 마음을 움직였는지 제가 전혀 모르는 분인데도 오겠다고 신청을 해주신 분들이 7명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5명이 왔습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과 일반성인, 직장 다니는 게 고만고만 고통스러운 회사원, 일을 갓 그만둔 신입 백수, 늘 함께 놀았던 묵은 백수들까지 적당히 모였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온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니나도~ 대충 그냥 막 놀기는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이것저것 분류를 나눠봤죠.

방황과 일, 방황과 돈, 방황과 불안, 방황과 친구(연애), 방황과 여행, 방황과 선택, 방황과 놀이, 방황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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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니 할 말도 많고, ‘나혼자 발리’에 고민의 과정을 글로 적어놓은 것도 있어서 한시간 반 동안 거의 혼자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재미있었고 혼자서 오롯이 주인공이 되어 말하고, 자랑하고, 들려주고 싶은 소리를 틀고, 낭독을 하면서 하고 싶은 걸 다 했지만 다른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헤매며 방황하는지, 전엔 어떤 마음이었는지 들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가 더 좋을 때가 있으니까요. 방황백과사전에는 ‘함께’ 라는 말이 중요하게 설명될 거에요.

다음에 기회가 생겨서 두 번째, 세 번째 방황백과사전을 펼칠 수 있다면 그 때는 진행능력을 키워서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더 재밌을 거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을 하긴 했는데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언제 들어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2016년에는 방황백과사전을 꼭 종이책으로 만들어서 그때 정말, 책과 노래와 내가 만드는 많은 것들과 함께 보따리장수로 팔러 다녀야겠어요. 1월말엔 전주에서도 합니다. 여러번 할 수록 더 잘하게 되겠지요. (다른 일정이 있어서 전주에서는 2월 13일 토요일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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