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03
2016. 10. 19. 수요일
잘 잤다. 6시 반에 눈을 떴고, 새벽에 깨지도 않았다. 생리컵엔 거의 피가 가득찼다. 아침에 비우고 똥을 쌀 때는 기분좋게 툭툭 쌌다. 잘 빚어진 똥은 아니었다.
이물감은 거의 없을 때도 있고 조금 있을 때도 있고 생리컵의 편리함을 칭송하다보니 자꾸 참게된다. 이성을 찾고 냉정하게 혹 불편한 점은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트위터친구가 조용히, 자기도 몇년간 너무 편하게 잘 썼는데 방광 압박이 견딜수 없어서 지금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물감은 있기도 없기도 하지만 압박감은 조금씩 더러는 많이 있는것 같다.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심하게 관찰해야겠다.
서너번에 한 번쯤은 정말 놀랍게도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 라고 느끼는데
보통은 조금 불편, 견딜만한 수준, 다른 게 편하니 이정도는 참아야지. 뭐 이런 수준이라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는 있겠다. (하지만 지금 너무 좋은 걸 어떻게, 아직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았다)
생리통이 슬슬 시작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약을 먹어야겠지? 출근준비해야겠다.
깜빡하고 약을 안 먹었는데 오후에 조금 힘들어서 챙겨먹을까 하다가 바빠서 깜빡했다. 견딜만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제같은 경우는 양이 많아서 2~3시간 간격으로 계속 컵을 비웠는데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우고 2~3시간 후인 출근 직전에 확인하니 아주 소량, 출근해서 2시간 후에 보니 역시 소량이었다. 오늘은 자주 안 비워도 되겠다 싶어서 오후 퇴근전에 한 번 비웠다. 그때는 절반 정도 차 있었다.
저녁에 모임마치고 집에 10시에 들어왔는데 (5시간 정도 경과) 피가 전혀 없었다.
잠잘때는 컵 없이 면생리대만 하고 자려고 한다. 지난번 생리를 보니 3일차부터 양이 줄고 거의 없는 거 같아서. 이물감이 없는 건 아닌데 아주 조금이라면 면생리대로 충분할 거 같으니까. 내일 아침에 어떤가 봐야지.
얼굴피부는 엄청 뽀송뽀송하다.
생리컵이 깊숙히 들어가서 힘주어 컵을 밀어내야 손잡이 부분이 몸밖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힘주면 오줌도 나오고 똥도 나온다. 하하하.
자기전에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았고 와인을 한 잔 마셨는데도 취기가 살짝 돌다가 마음이 들쑤셔진 기분. 물론 종일 일이 많고 피곤하고 앞으로도 많을 예정이라 스트레스가 쌓아기는 했을터다. 기분좋게 웃고 떠들며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냈지만 동시에 혼자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집에 있는 먹을 것들을 다 떠올리며 먹을까, 한 잔 더 할까, 하다가 우유를 한 잔, 물을 두 잔 벌컥벌컥 들이키고
껌을 한 번 씹고 잠들었다. 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