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09/03

20170903

어젯밤에는 우군이 와서 자고 갔다. 몇달째 우울하다며 내가 입에서 나오는대로 아무말이나 하면 들어주는 고마운 사람 중에 한 명인데 어제도 또 그런 것 같다. 그래도 9월에 시험도 끝나고 이사도 마치고 가을을 맞이하여 마음이 좀 안정되면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9월 9일 한국어교원자격시험 때문에 공부도 안 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하다. 어렵고 재미없으니 공부는 하기 싫고 그래도 시험은 붙고 싶은데 이렇게 준비안 하고 붙을 거 같지는 않고 떨어지면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고 있는데 맘편히 놀지도 못하면서 전전긍긍하는 셈이다.

오늘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30까지 까페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날이었다. 어쨌든 출근하면 시간은 가니까 일이 너무 하기 싫다거나 괴롭지는 않다. 차라리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덜 괴롭다.  그렇지만 이미 하루에 4-5시간 이상 노동하면 너무너무 피곤해지는 몸이 되었다. 퇴근길에 포도 한 송이 얻어와서 집에서 누워 쉬다가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아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치킨을 시킬까 했지만 혼자서 배달음식 시키는 거 조심스럽고, 나가서 사오자니 귀찮아서 그냥 참고 집에 있는 것들로 대충 먹었다. 어제 지리산에서 얻어온 가지를 넣고 떡볶이 고추장 양념에 비빈 국수. 정말 근본없는 먹을 거리였다.

그래도 오늘은 부산에서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생각다방산책극장의 인연으로 알게된 친구들이 많은데 건형씨도 그 인연을 잘 정리해서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여럿에게 원고청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에 그런 걸 하고 싶다는 건형씨 글을 읽고서 와, 좋다.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내게도 전화가 왔다. 어젯밤 우군과 하고 싶다고 한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면서도 씩씩하게 살고 있는 친구들을 찾아가는 대탐험’과도 연결된다. 부산에도 만나서 이야기나누고 정리하고 싶은 친구들이 많으니까. 이걸 계기로 나도 조금씩 기운이 더 나면 좋겠다.

2:30에 퇴근해서 9시까지 쉬고 뒹굴거리다가 겨우겨우 지난해 기출문제 풀이강좌라도 봐볼까 하고 컴퓨터 켜고 앉았는데 맥북으로는 플레이가 되지 않는다. 하하. 내일 도서관가서 봐야지. 조금 더 기운을 끌어모아 책상에 앉은 김에 책을 조금이라도 봐야겠다. 벼락치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