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09/17

20170916

가지덕분에 외롭지 않게 잘 잤다. 녀석이 새벽에 깨서 우다다하고 장난감 가지고 혼자 너무 잘 노는 통에 잠결에 막 놀아주기까지했다. 짐은 천천히 풀 작정이다. 우선 작은방에서 자고 일하고 가지랑 놀려고 방닦고 쓸 이불만 가져왔다.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마다 큰방과 부엌의 짐을 헤쳐놔서 점점 더 어질러진다. 그래도 상관없는 마음.

가지는 똥을 두 번이나 쌌고 밥도 잘 먹고 오줌도 잘 싼다. 이제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기만 하면 된다. 배고픈데 역시 집에 먹을 건 없고 뒤져보니 며칠 전에 카페에서 퇴근할 때 소장님이 챙겨주신 누룽지가 있어서 그거 끓여먹었다. 냄비 찾느라고 뒤져서 딱 냄비 하나, 수저 하나, 그릇으로 쓸 손에 잡히는 컵 하나 꺼냈다. 와중에 가지 밥그릇은 뒤져서 이쁜 걸로 찾았다.

가지가 놀고 자는 패턴에 맞게 나도 놀고 잤다. 오늘 도서관에 책 반납해야하는 날이라 낮에 한참 잘 때 잠깐 나갔다왔다. 원고 검토도 해야해서 도서관에서 일하다가 올랬는데 한 시간 지나니 너무 졸려서 집에 왔다. 올때 탕수육 포장해서 점심 겸 저녁으로 먹었다. 집밖에서 가지야 하고 불러봤더니 역시 창문으로 내다본다. 아아아악, 귀여워. 내가 보이니 야옹야옹 더 크게 우네. 가지야 하고 달려들어갔다.

탕수육 포장을 뜯자마자 달려드는데 사람 음식 못먹게 하는 버릇을 어떻게 들여야하나 걱정이다. 일단은 가지한테도 맛있는 거 줄려고 어제 통통이 주고간 습식사료를 좀 줬다. 정신없이 먹는 동안 나도 탕수육을 정신없이 먹었다. 먹고 머리감고 낮잠잤다.

짐 푸는 건 걱정 안되는데 월요일 이전에 원고를 최종 검토해서 넘겨야 한다. 표지도 나왔고, 내가 오케이만 하면 월요일에 인쇄들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보다보니 수정이 좀 생겨서 미안하네. 미리미리 할 걸. 근데 일이라는 게 꼭 마감 닥쳐서 고칠 게 보이곤 하니까. 주말내내 꼼꼼하게 보고 메일 보내야겠다.

12시가 다 되니 배고파서 (탕수육은 4~5시에 먹었다) 집앞 상가에서 컵라면이나 하나 사다먹을까 하고 나갈 채비를 하니 녀석이 애옹애옹 운다. 그래서 그냥 안가기로. 어제 이사한다고 ㅅ쌤이 포도 주셨는데 그거나 먹어야겠다. 포도 씼고 좌식 불편해서 공부책상도 끌어왔다. 본격적으로 오늘 밤에 일 다해버려야지. 내일 근무 오후 늦게니까 실컷 낮잠자도 되고 말이지.

옷장이 없으니 옷 정리하려면 옷장이든, 행거든 사야하는데 뭘 들일 생각을 하니 깝깝하다. 임시로 행거라도 하나 살까 싶다가도 옷장 살거면 굳이 살 필요있나 싶어서 고민하다가 그래도 작은언니가 행거는 옷장 있어도 쓰니까 사라고 그래서 하나 샀다. 그래도 제법 튼튼한 것으로 샀다. 그거 주문하는데 한 시간도 넘게 걸렸다. 농협 카드로 하면 할인 더 된다그래서 그거 비밀번호 기억해내고, 결제 시스템 등록하고,  그 사이사이마다 매번 주소부터 시작하고..헉헉 지쳤다. 그래도 샀으니 다행. 행거오면 옷 정리 슬슬 하고 그러면 대충 정리되겠다. 천천히 무조건 천천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