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큰방에서 자고 있어서 조심조심 작은방에서 일기도 쓰고, 가지랑도 놀고 친구가 깨기 기다렸다. 가지는 친구가 덮고자는 극세사 겨울이불이 맘에 들었는지 거기서 잔다. 내가 밥주고 화장실치워주는 집사람인줄은 알까. 하하. 알겠지. 몰라도 어쩔 수 없고. 사람들 잘 따르고 사랑받고 그러면 좋은거지.
친구가 일어나서 간단히 아침 먹었다. 토마토와 오이만 조금 썰어서 샐러드. 달걀 후라이. 친구가 사온 패스츄리. 가지는 식사예절을 가르치기 위해 발치에 밥상을 따로 놔줬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밥을 많이 주는 거 같아서 1년 이하 연령 고양이에 종이컵의 70%정도로 채워주라는 (인터넷검색을 통해 알아냄. 친구도 비만고양이 조절식에 대해 들은 바 있어. 체중과 개월령에 맞는 사료의 양을 같이 찾아보았다) 내용대로 적당량을 조금씩 자주 주기로 했다. 평소에는 밥그릇이 비워질 새가 없이 늘 채워놓았다. 알아서 먹는다길래. 아직 어린이라 있으면 그냥 먹는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굳이 배고프게 해야하나 싶기도 한데 일단 밥달라고 울지는 않으니까 나 먹을 때 기준으로 조금씩 주고 있다. 계속 설사는 한다. 다행히 유산균은 어젯밤 거의 먹었고 아침에 새로 깐 것도 많이 먹는다.
오늘은 마그내다리 코스모스길에 산책을 가기로 했다. 친구가 있으니 조금 먼 거리 드라이브에 도전해볼참. 차를 타고 5분쯤 가서 코스모스길, 갈대밭을 실컷 뛰어놀았다. 꽃과 찍은 사진. 메뚜기 사냥하는 사진. 귀엽다. 나와 가지가 산책하는 투샷도 친구가 찍어주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30분 정도 차를 타고 소양 위봉사에 갔다. 가지는 한 시간 뛰어놀아 피곤했는지 가는내내 조용히 내 무릎에서 잔다. 위봉사에도 데리고 갈까 잠깐 고민했는데 차에서 쉬고 있으라고 물 떠놓고 우리만 얼른 다녀왔따.
위봉사는…정말 비현실적으로 정갈하고 깔끔해서 놀랐다. 비구니도량이 그런편이라고 하더라. 정말.. 뭘 해도 여자가 잘해. 진짜. 재미있는 사실이다. 가지가 차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어서 오래 못놀았지만 날 좋은날 하루종일 그냥 앉아만 있어도 너무 좋을 것 같은 절이다. 오늘은 사람도 거의 없어서 조용하고. 산에 폭 안긴 절이 너무 예쁘고 고와서 몇번이고 너무 좋다는 말을 되뇌였다.
이제 나도 너무 피곤해서 점심으로 요리할 기운이 없어서 뭘 사먹을까 고민했는데 가지를 데리고 식당에 가기도 그렇고해서 우선 집으로 갔다. 두고 다시 나와서 사먹든 사가든 하더라도 우선 가지는 집으로가야하니까. 이렇게 가지 중심으로 살아가게되겠구나 앞으로도. 집에 오니 그나마 다시 기력이 나서 나는 버섯스파게티를 만들어서 먹었다. 좀 짰지만 지난번에 카페에서 육개장 담아온 냄비에 조금 담아서 우리 사장님 맛뵈드려야지.
출근시간보다 훨씬 일찍 카페에 가서 팥빙수 먹고 뜨개질하고 놀았다. 티셔츠로 만든 실이 좀 있는데 그걸로 현관에 깔 매트를 만들려고 한다. 놀이방매트같은 걸 사서 까는거보다 내가 만들수 있는게 좋으니까. 연화씨가 올 때마다 뭘 많이 한다. 하하.
대전에서 전화와서 저자와의 대화, 그러니까 내맘대로 하고 싶은 걸 다하는 바닥쑈를 구석에서 한 번 하자고 했다. 좋지. 영광이지. 그리고 남원에 놀러갈 날을 잡았다. 어짜피 하루정도는 카페를 쉬어야 하지. 하하. 좋다좋아. 컨디션 올라왔을 때 막 돌리자.
남원에 가지를 데려가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숙소 예약한다고 남원친구가 가지 데려올거냐고 먼저 물어봐서 숙소랑 동행인이 괜찮다고한다면 데려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둘다 오케이. 와. 장거리 여행에 한 번 도전해보자 가지야.
자동리드줄을 주문할까 하다가 우선은 지금 있는 줄로 산책이 어려운 거 아니니까 이걸로 더 버텨보기로 했다. 꼭 사야하는 것만 사기로. 이미 지출이 꽤 많으니까. 홍화씨 화장실만 주문했다.
카페 근무는 많이 바쁘지 않아서 사이사이 뜨개질을 많이 했다. 손가락 팔 어깨 다 아픈데 멈출수가 없어. 다 떠버리고 싶어. 결국 있는 실을 다 쓸때까지 다 떴다. 팃츠 20장 정도는 더 구해야 원하는 길이가 나올 거 같긴하다.
10시 다 되어 퇴근하니 피곤피곤. 가지가 역시 설사해놨길래 치우고 샤워하고 머리감고 말리고 잤다. 생각해보니 내일 라디오 출연. 떨린다.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흠. 어떻게 되겠지 뭐. 난 일반인이니까 할수있는만큼만 하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