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0/11

20171010

아침엔 마음이 급했다. 역시 가지가 설사해서 4시 반 정도에 일어났는데 빌려온 전동공구와 스패너로 욕실 세면대 뚫는 작업을 하고 싶었기때문에. 너무 이른 시간이라 시작할 수 없어서 일기쓰고, 차마시면서 해뜨기를 기다렸다.

큰소리 나지 않는 도어클로저 조정먼저 하고 트위터에 올렸다. 지금 열심히 알티되는 중. 페이스북에 올라온 걸 우연히 봤는데 평소에 내가 바로 문이 쾅 닫혀서 고민하던 사람이었다. 누군가는 알티에 덧붙여 알지만 귀찮아서 안하는 사람을 여럿봤다, 고 썼는데 뭔가 나도 그거 알고는 있어 귀찮아서 안할뿐이지. 라고 말하는 거 같아서 기분이 얹짢았다. 나는 몰라서 못했던 거고 알았다면 그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지 않고 당장 고쳤을거야.

욕실로 가서 이 집에 오는 순간부터 찜찜했던 세면대를 분리했다. 엊그제 플라스틱 뚜겅 분리해놓은거 다시 씼고, 스패너로 하부 배관을 분리해서 그 안을 박박 씼었다. 역시 머리카락이 잔뜩 나왔다. S자로 휘어진 부분만을 씼어서는 별 변화가 없어서 수동폽업 스틱을 풀어서 배수구 마개까지 분리해서 씼어냈다. 그러니 쫌 괜찮아졌다. 그러다 우연히 벽쪽 하수구로 붙은 배수관에 머리카락도 보게됐는데 거기도 한 가득. 결국 배숙관을 다 풀어서 세탁소 옷걸이에 수세미를 관통시켜 박박 씼었다. 아이고 속 시원하다. 하는 김에 욕실청소도 박박. 세면대반다리 뚜껑을 덮는 게 각이 안나와서 어려웠다. 전동드릴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의 크기. 스패너 넣고 돌릴때도 고생했는데 결국 드릴로 못하고 드라이버로 손으로 돌렸다. 그래도 마치니 뿌듯해서 좋다.

드릴을 빌려온 김에 가지가 캣타워로 쓰는 내 신발장도 손봤다. 자꾸 빠지는 구멍을 메꿨다. 크기가 적당하지 않아서 손톱으로 톱질도 했다. 흔들거리는 맨 윗칸도 고정하고. 부서진 찻상도 수리했다. 찻상..이라고 하긴 그렇고 뭐라도 될 작은 상. 가지 놀이터라도 하고. 작은방에 베드테이블처럼 갖다 놓고 차마시려고. 물건 담는 함으로 둬도 되고.

가지랑 산책 나갔다가 활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고, 도서관 들렀다가 미래책방에 편지 보내려고 우체국 갈 생각에 마음이 좀 급해져서 30분 만에 들어왔다. 오늘은 5시에 퇴근하니까 일찍 들어와서 놀아주거나 산책을 나가면 될것 같아서. 그리고 오늘 유난히 설사를 많이 해서 기운이 없는 것 같아보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 반납하고 몇권 더 빌렸다. 창작지원금 결과보고 업무도 완료.

출근하는 길에 바라랑 보이스톡을 했고 기분좋게 낄낄 거렸다. 홍홍에도 잠깐 들러 치킨먹고 이야기하고 출근해서 업무. 완숙회캠프 참가자들에게 연락하고 참가자가 한 명 추가 되어서 마음이 좀 불편했지만 애써 괜찮다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할 것인가..에 대해서 잠깐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그런데 잠시 후 11월 강연을 의리해줘서 안 좋은 마음이 금방 사라졌다. 에라이. 가벼운 나란 사람.

좋은 기운이 마구 올라와서 20일 서울 강연 전에 블루랑 나나 만날 점심 약속을 정하고 다음날 미정을 만나고 내려오면 될 거 같다. 그 전 수요일에는 대전에 가서 땐뽀걸즈를 봐야지. 낮에 좀 일찍 가서 점심도 먹고 5시에 돌아와 카페 근무에 가는 일정계획을 세웠다.

저녁에 갑자기 덕래씨한테 연락이 와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지난번에 가고 싶었지만 못간 스시선에 갔다. 초밥은 좋았는데 도미를 맘껏 먹을 수 없어서 조금 슬펐고 이것저것 조금 아쉬운 게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는데 얼굴에 불만족스런게 나타났는지 덕래씨가 실망이 큰 거 같다고 말했다. 아니야 꼭 그런건 아니야. 스시 먹어서 좋아. 앞으로도 종종 오게 될듯. 그냥 서울에서 회전율 좋은 식당의 신선한 다양한 회전초밥이 그리웠던 것 뿐이야.

마트에 들러서 커피필터도 구하고 아보카드 사와서 김초밥해먹기로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나는 오자마사 씼고 잤다. 가지는 큰방에서 손님을 귀찮게하다가 와서 잔 듯.

계속 배고프다고 울어서 밥을 몇수가락 더 줬다. 속이 괜찮아 진거니? 잘 먹으면 좋기는 한데… 계속 설사해서 걱정이구나.

평소에 잘 거들떠보지도 않던 장난감을 갑자기 잘 가지고 논다. 통통이 준 건데 잘 안가지고 놀아서 미안했던터라 밤새 거슬리게 공놀이하는 것도 좋았다. 사진이나 동영상찍어보내야지.

내일은 가지 채변해서 동물병원에 가야지. 그리고 5시에 카페 출근. 공지영작가의 강연이 있어서 조금 겁이 난다. 사람이 얼마나 많을꼬.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