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에서 인터뷰하러 손님이 오시기로 했다. 점심 약속. 소고리라도 먹으러 가고 싶지만, 초면인데다가 너무 우악스러운 거 같아서 무난하게 새참수레에 가야지.
아침에 일어나 커텐을 달았다. 도착한지는 꽤 되었는데 빨아서 건조대대 내내 널어놓고 설치는 못하다가 커텐 만들어준 ㅎㅇ이 말하기를, 건조대에 말리면 안된다고. 바로 걸어서 말려야 구김도 덜하니까 그렇게 하라고. 와서 검사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걸까 하다가, 그래도 만들어준 사람이 한 말이니까 그렇게 거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서 알려준대로 헹구기만 한번 짧게 해서 설치를 하기로 했다.
ㅇㄷ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말하고 바라면 언젠가는 나타난다. 나타날 때까지 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데 ㅇㅎ씨 왔을 때 같이 샀던 것중에 작은 방 커텐봉이 짧아서 아쉬워하면서 언제고 다시 사야지 했는데 서울에서 우연히 ㅇㄱ집에서 얻었다. 짧은 커텐봉은 또 자기 용도를 찾아 냉장고옆에서 욕조를 가리는 데 쓰인다. 작은방 커텐봉이 길 걸 예상하고 브라켓을 너무 멀리 설치해 그것만 앞으로 당겨 달았지만 그런 것쯤은. 커텐을 빨로, 핀을 꽂고, 커텐봉에 링을 걸었다. 별로 어렵지 않은 과정이다. 둘이라면 커텐봉 한 쪽 끝을 잡아주고 훨씬 수월했겠지만 혼자서 하다보면 요령이 생긴다. 먼저 커텐봉을 거치대에 걸고(아무것도 없을 때 제일 가벼우므로 혼자 할 때는 이 순서가 낫다) 그 다음에 링을 꽂는다. 커텐에 핀을 꽂아 들고 핀을 링과 연결하면 그럭저럭 혼자 할 만하다. 커텐길이도 핀을 다시 꽂으면서 적당히 조정. 원래 있던 것보다 커텐이 좁아서 끝까지 좍좍 펴려면 무언가가 더 필요했는데 그것역시 집에 있는 것을 뒤적뒤적해서 적당히 사용했다. 말로 설명하기 곤란. 커텐 맨 끝은 움직이지말라고 거치대 바깥 쪽을 링을 거는데 천이 늘어나지 않고 크기가 딱 맞아서 그게 불가능하다. 당겨지지 않으니까. 근데 전에 작은방 커텐봉을 사면서 샤워커튼용 링도 사두었는데 그걸 이리저리 결합해서 거니까 고정할 수 있는 장치가 되었다. 원래의 커텐고리와 핀은 큰방 커튼 크기가 줄면서 수량이 넉넉해져서 작은방도 문제 없었고.
그렇게 보람찬 오전을 보내고 가지를데리고 산책이나 갈까 하는데 날이 좀 흐린거 같아서 그냥 씻고 손님을 기다렸다. 시간이 많이 남지도 않았다. 1시에 바로 가서 픽업. 새참수레에서 식사. 뒤에 있던 생강카페에서 3시까지 인터뷰. 그리고 3시 15분 차 타시도록 터미널로 복귀. 하루에 차가 2대 밖에 없는 줄 모르고 오셨는데 그렇게 가는게 제일 편하니까 서둘러서 진행했다. 나는 나쁘지 않았는데 에디터분이 많이 피곤하시겠지. 대중교통으로 완주에 일보러 당일치기라니. 나는 서울가면 무조건 1박 이상하는데. 물론 도시음식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젠 가지때문에 오래는 못비운다.
낮에 12월 서울가서 발표하는 일이 들어왔다. 전에 ㅇㄱ이 청년의 농촌 이주와 정착을 위한 정책사례 연구하고 있다고 인터뷰하고 갔는데 오늘 그 책이 우편으로 도착했고, 삼선문화재단과 이음이 준비하는 동시에 포럼에 발제자로 섭외받았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시골살이학교의 서울 쇼케이스 같은 것. 이 보고서도 나오고 했으니 관련행사하는 거겠지. 책에 나는 사례로도 소개되니까. 제게 무엇을 주시나요, 교통비 포함 발제비. 크지도 적지도 않은 금액. 테이킷. 일단 지금은 말하는 시기이니까. 오늘 인터뷰도 재미있었다.
집에 왔는데, 밥 먹은지 4시간도 안되었는데 왜 또 배가 고픈가. 채식부페를 두 접시 밖에 못 먹은데다가 말을 많이 해서 그런가. 역시 고기가 필요한가 싶어서 목살 구워먹을까 했는데 기름도 튀고 귀찮아서 찌거나 삷는 방법을 궁리. 엄마한테도 전화하고 트위터에도 물어봐서 성공! 완전 맛있게 먹었다. 가지한테 미안해서 이번에도 베란다에서 나가 먹었지만. 고기 3장만 달라고 했는데 역시나 4장 주셔서 350그람이 다 되었다.이거 2인분도 넘는데 (물론 남기지 않고 배불리 잘 먹음) 다음엔 2장만 달라고 해야겠다. 그럼 3장 주시겠지.
저녁먹고, 가지를 무릎에 앉히고, 만화책을 보는데 천국이 따로 없었지만 솔직히 좀 쓸쓸했다. 옆에 타닥타닥 난로가 있으면 나을까. 아니 깔깔클럽 친구들이라고 있어야 같이 귤까먹고 만화책보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나는. 외로워서방에 불을 넣었다. 보일러를 틀고 바닥이 따뜻해지니 한결 나아서 누워서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