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ㅇㅈ가 오는 날이니 추억 돋는 바닥 전용 에스프레소 잔에 커피를 마셨다. 사과랑 요거트를 아침으로 먹었다. 볕이 좋다. ㅁㄷㄹ 언니는 이 날씨에도 ㄷㄹ랑 산책을 나간다고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다. 와, 우리 가지도 나갈 수 있을텐데 내가 추워서 계속 미적미적 거리는 구나. 흠. 나도 더 추워지기 전에 가야지. 오늘 말고, 내일 말고, 다음에. 오늘은 추워서 안되고 내일은 병원가니까. 흠흠.
요즘 바쁘고 활기차서 좋기는 한데, 너무 즐거움 입력이 없다. 만화책도 책도 안 보고 밑천이 드러나는 느낌. 그래서 극한견주 솜이 찾아서 봤고 키득키득 좋았다. 일찍 나가서 공부하려고 샤워하고 준비하는데 카페에서 급한 연락. 오전 근무친구 ㅅㅎ가 아프니 와줄수 있냐고. 그럼요. 하고 쌔앵 달려갔다. 10시 반 전에 가서 ㅅㅎ 병원가서 쉬라고 했는데 괜찮다며 돌아와서 근무에 돌입. 손님도 한 명 없는 카페에 일하는 사람 둘이 놀고 있는 게 미안해서 근무 안 할걸로 할까 하다가, 그래도 온 건 온 거니까. 그래야 내가 나중에 덜 억울할 거 같으니까 2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쳤다. 그래봤자 1만 4천원. 정확한게 좋지.
요즘 한가해서 타로카드 들고 가서 ㅅㅎ랑 카드나 볼고 놀까 하는 마음으로 카트 챙겼는데 ㅅㅎ랑 놀고 있으니 옆에서 구경하던 단골손님이며 카페의 관계자인 ㅅㅎ쌤이 자기도 보고 싶다고 한다. ㅅㅎ쌤이랑 같이 일하시는 분까지 카드를 두 번 깔고 놀고 있는데 공동대표인 ㅂ이 자기도 보자고 한다. 하하하 아침부터 돈 버네. 그리고 재미있었다. 뒤늦게 그 소식을 들은 ㅎㅈ쌤도 깔아보자고 하셔서 오늘 오전에 지인, 관계자들과 5번을 읽었다. 하하.
겨울에 한가하니 카페에서 판을 깔자고, 손님도 받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좋았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어떤 단골 손님 한 분이 자꾸 거슬린다. 가르치는 말 많이, 끼어드는 말 많이, 뭐라도 섞는 말 많이, 하는 전형적인 한국남성인데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뭔가 불편하다. 그냥 촉이 그렇다. 친한척 은근슬쩍 반발하려다가 자기가 그러면 안되는 거 깨닫고 뒤늦게 고치는 것도 좋아보인다기 보다는 아이씨 그러니까 처음부터 말을 걸지말고 친한척하지말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떻게든 거리를 두려고 한다. 싫은 기운이 느껴진다. 조심해야겠다.
퇴근하고 집에 가면 ㅇㅈ가 집에 와있다. 피자를 사들고 가기로 한다. 아아아 피자가 먹고 싶어서 아침부터 혼났다. 기다리기 힘들어. 퇴근시간 20분 전에 전화로 주문하고 찾으러 갔는데 세상에 딱, 하고 기다리고 있는게 아니라 2~3분 늦게나왔어. 미워! 퇴근 직전에 야옹이들 밥주려고 급식담당 동료 ㄷㄹㅋ를 기다려 물 갈아놓고 밥 그릇 싸악 챙겨놓고 기다렸다. 밥 주는 기쁨을 함께 누리자고 한 말이 생각나서. 헤헤.
페퍼로니 피자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와서 우다다다 해치웠다. 맛있어 맛있어 맛있어. 가지가 달라들어서 요리조리 피하면서 잘 먹었다. 다 먹고 치우고 귤 배달온거 관리실에서 찾아오고 커피 마시고 또 과자먹고 귤 먹고 수다떨다가 나는 10시쯤 잠자리에 누웠다. 7시부터 졸렸는데 얘기하고 놀다보니 시간이 훌쩍. ㅇㅈ는 혼자 남아 기도도 하고, 드라마도 보고 하면서 잠들었다.
내일의 일정은. 아침에 가지 병원, 백화점 쇼핑, 잡채밥과 치킨먹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