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1/10

20171109

계속 개운치 않아서 일어나자마자 출판사에 메일을 썼다. 구구절절. 커피를 마시고 고양이를 쳐다보면서 기운을 냈다. 제대로 잘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중에 ㅇㅈ도 일기쓰는 편안한 키보드소리가 아니라 힘이 빡 들어간 분노의 타이핑이 었다고 웃었다. 그래도 말하고 나면 한결 편하니까. ㅇㅈ는 내가 그들을 믿어서라고 그거라도 한다고 한다. 자기는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거 알고 말귀도 못알아듣는 사람들 많아서 현실적인 대안만 제시한다고. 

서울 올라갈 짐을 싸고 여유가 있어서 방도 슬슬 한번 쓸고 열시에 갈비탕 먹으러 나왔다. 11시에 식당 연다고 써 있어서 어제 백화점 문열기도 전에 갔던 부끄러운 기억이 생각나 읍내를 한바퀴 산책하고 오기로 했다. 볕도 좋고 기분도 좋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10시 반부터 사람들이 갈비탕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들어와 앉아있다고. 다음부터 우리도 당당하게 일찍 가도되겠다. 하하. 나는 국물까지 싹싹 긁어 다 마셨는데 그래서 너무너무 배가 불렀다. 매실도 좀  마셨다.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고 엄한 가르침을 주었다. 국물을 다 마시면 너무 배가 부르고 탄수화물을 너무 안 먹으면 배가 일찍 꺼진다고. 뜨끈한 목욕탕에 다녀온 기분을 느끼면서 나왔다. 

집에와서 뒹굴거리며 기운을 보충하고, 편집부의 답장을 받고 좋은 기분으로 서울갈 준비를 한다. 과자는 기차타고 먹기로. 12월 행사 때 프로필 사진으로 쓸 사진을 같이 골랐다. 표정좋은 걸로. 

편집부에서 긴 답장이 필요한 긴 카톡을 보내와서 기차역에 일찍 도착해 앞마당에서 업무를 봤다. 딸기맛 산도도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오케이. 이제 정말 업무끝 피곤해. 기차에서 침 흘리며 쿨쿨 잤다. 

홍대역으로 와서 스타벅스에서 ㅇㄱ을 만나고 뒤어어 도착한 ㄴㄴ와 검색한 식당으로 가서 김치나베를 먹었다. 김치찌개를 먹는 기분이었지만 맛은 있었다. 

팟캐스트 기획회의는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고 신났다. 우연히 들어간 찻집도 좋아서 행복. 헤어질 때 나는 목이 너무 많이 아팠는데 말을 많이 해서 목이 쉬었나 생각하다가 평소처럼 했을 뿐인데 하는 생각이 드는게 역시 서울의 공기 때문인가 싶었다. 

구산동 러브앤피스 하우스에서 꿀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