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1/14

20171114

제법 늦게 일어났다. 어제 피곤했으니까.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뜨거운 물을 맞으며 샤워했다. 작은언니집에서 얻어온 헤어컨디셔너를 바르고, 헤어캡을 쓰고, 샤워하고 손빨래하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커피가 없어서 귤을 갈아서 차를 마셨다. 홍차랑 우유랑 밀크티 먹으면 좋겠는데 우유가 없으니까. 이것저것 할일이 와르르 생각나서 마음이 급했는데 날이 너무 좋고 가지가 놀고 싶어하는 거 같아서 산책나갔다. 페이스북에 근황글을 하나 썼고.

귤을 일층으로 입구에 깔아뒀다. 가지가 파 세워놓은 걸 좋아한다. 화분에 흙 퍼다가 파 심거나 꽃을 좀 심고 싶은데 매번 미루게 된다. 우선 급한 건 내일 강연이 하나 있고, 워크숍 준비물을 주문해야하고, ㅂㅇㅎ 선생님께도 책을 한권 보내야 한다.

카페 일찍 나가서 일하려고 혹시 가는 길이면 ㅎㅇ태워가려고 연락했더니 아침에 ㄴㅎ과 고산까지 걸어가다가 지쳐 차를 좀 얻어탔으면 좋겠다길래 출동했다. 어제 술에 취해 언쟁이 있을 뻔한 일에 대해서 한번 더 이야기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ㅎㅇ의 판단이었다고 한다. 나도 어제 너무 심하게 쏘아붙였나 조금 반성했지만 그 술자리가 기본적으로 대화를 위한 자리가 아니고 비음주자인 나에게 이미 불편한 자리이니 술취한 사람에겐 애써 나 혼자 노력하지 않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좀 심하게 말을 했을수도 있지만 그냥 그렇게 하기로. 아침에 ㄴㅎ은 어제의 일을 사과하겠다고, 나도 잘한 건 없지만 대화가 필요하면 제정신에 하자고 했다. 나중에 집에 초대해 식사나 한 번 하면 좋겠다.

카페 근무는 바쁘지 않았고 ㅇㅇㅅ가 와서 점심 약속을 잡았다. 그날 하이트공장 견학 갈 수 있도로 신청해야지 히히. 내일 강연 강사로 입금서류중에 최종학력 증명서가 있다. 인터넷으로 무려 대학졸업증명을 뗐다. 하하. 그리고 근무 틈틈히 워크숍 준비물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편집자님께 결제 및 배송하라고 전달했고, 동네에서 모금, 비슷한 걸 하는데 그냥 그러고 싶어서 후원회비를 보냈다.

저녁엔 카페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하기로.

공연 좋더라. 시디도 샀다. 책이나 시디, 큰 부담없으면 사면 좋지이. 수동공격, 이라는 말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거 우리 하기로 하지 않았어요?’ 아니오. 정확하게 언제 하기로 하자고 말한 건 아니고 언젠가 합시다 한거니까. 이거 합시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데 저렇게 말하면 자기는 잘못이 없고 내가 안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이게 내 책임이 아닌데. 아 저런건 수동공격이 아닌가. 여튼. 왜 이렇게 연락을 안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 그냥 오랜만이다. 하면 될일이다.

집에 와서 내일 강의준비하느라 1시 넘어졌다. 대충 마쳤고 아침에 좀만 보완하면 되겠다.

20171113

가지는 어제 내내 내가 만들어놓은 화장실에 가지 않고 이불에 오줌을 쌌다. 이불을 빨고 뚜껑을 열었다. 다행히 똥은 거기에 쌌다. 트위터에 올렸더니 사람하고 똑같이 좁은 공간에는 냄새 나니까 싫어할 거고, 고양이 특성상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을 화장실로 여기기 어렵단다. 그래. 너무 인간중심으로 생각했다. 다시 조치를 취해야겠다. 뚜껑으로 덮으려고 했던 커다란 박스는 모래 튀는 걸 막을 수 있도록 통으로 쓰고, 옆에 어제 ㅈㅁ가 선물해주신 스크래처 두고 이래저리 맞춰봤다. 그 뒤로는 다행히 오줌도 싸고 그런다.

아침에 뜨끈한 게 먹고 싶어서 양배추스프를 끓였다. 갈아서 후루룩 마셨더니 뜨끈하고 기분도 좋다. 페이스북이 말하길, 3년전에 발리로 떠나던 날이라고 한다.

영국 다녀온 소책자 주문이 들어와서 배송준비하고, 큰언니에게 보낼 책에 사인도 했다. 우선 20권 먼저 하고 나중에 더 해야지. 가지는 오늘자로 3.4kg. 와 정말 무럭무럭 큰다.

카페 출근해서 카카이뱅크 계좌개설했다. 카페는 갑자기 빵이 많아져서 빵가게가 되었다. 그거 판매 때문에 탈퇴했던 고산공동구매 단체 카톡이랑 벼농사방에 다시 초대되었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 보려면 들어있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 뭐. 그러려니 한다. 28일 서울 가서 오전에 병원갔다가 점심에 ㅎㅅ을 만나고 싶어서 연락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ㅎㄹ도 만나자고 연락이 와서 저녁을 먹어도 좋겠다. 괜찮으면 잠은 ㅇㅎ네서 자고 싶다. 연락해봐야지. ㅂㄹ는 금요일에 온다고 한다. 가지 병원가서 수술하고, 집에서 좀 놀고 버거킹도 가고 스타벅스도 가야지. 토요일에 대전에 갈까했는데 너무 무리일거 같아서 그냥 전주에서 놀기로 한다.

출판사에서는 15명은 너무 적고, 20명으로 맞춰보자고 한다. 별일 없을거라고 하는데 대충대충 두루뭉술 좋은게 좋은 거고 잘될거라고 대충 넘어가고 싶지 않은 것뿐. 그래도 20명이면 괜찮다. 전선이랑 콘센트,플러그 준비를 내가 하는 게 낫겠지. 편집자님이 알아서 하기 어려우니까.

카페 사장님이 동네 청년 ㄴㅁ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고, ㅅㅎ 가 먹고 싶어하는 꼬막 먹이고 싶으셔서 갑작스럽게 동네청년들 조개구이 모임을 소집했다. 8시에 카페 닫고 다같이 놀러갔다. 여러사람들이 모인 자리라 어색하기도 하고, 야외에서 뭘 구워먹고 그러는게 편한 분위기는 아니어서 애매~했고. 조개는 잘 익지 않아서 음식에도 집중하기가 어려웠지. 그래도 최선을 다해 먹었고 10시쯤 일찍 일어섰다. 약간의 언쟁이 있을 뻔했지만 다음에 맨정신으로 대화하기로 하고 일단락.

집에 와서, 가지랑 좀 놀고, 피곤해서 좀 누워있다가 잤다. 술을 마시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는 아니었고 집엔 술도 없고, 배도 너무 불렀다. 담배만 한 가치 피웠다. 욕조에 몸을 담구고 싶었지만 그냥 잤다. 몸에서 불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