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일기를 쓰고, 오늘 할 일을 정리하고, 시키지 않은 일을 먼저 한다. 일전에 써놓은 듣는연구소 개업축사를 세쪽책 페이지와, 블로그에 올리고 할일을 해야지…생각만 했다. ㅂㅇㄹ 신부님께 보낼 책에 편지쓰고 포장하고 ㅎㄷㄱ 선생님께 보낼 책도 포장했다. ㄱㅎㄱ 기자에게도 책을 한권 보내고 싶은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 그러려니 하고 기다려야지.
그러다 생각이 우리동물생명사회협동조합에 닿았다. 살림의료생협 대의원 선거를 늦지 않게 참여하다가 작년부터 죽 우리동생을 영업하던 ㅇㄷ얼굴을 발견했기 때문이기도. 오랜만에 문자로 인사를 하고. 우리동생에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짜피 자체 보험으로 5만원씩 저금하려고 했는데 그걸 우리동생 조합비로 내고 나중에 문제 생기면 그돈을 치료비로 쓸 수 있다고 하니까 우리동생이 망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망하지 않으려면 나같은 조합원이 많아져야 하고. 서울 갔을 때 가입해도 좋고 다음달이나 내년에 가입해도 좋겠다. 생각하니 신난다.
오후에 ㅂㄹ가 오기로 했으니까 용진 로컬푸드에 차를 대놓고 전주에 나가야지. 전주역에서 바라를 픽업해서 근처 명산여관 전시에 들러야겠다. 할 일은 다음책 기획안 작성인데 빌려온 참고도서를 읽다가, 지쳐서 덮었다. 역시 너무 재미가 읎어!
하지만 월요일 아침에 보내겠다고 했으니, 일요일에 좀 정리해봐야지. 어머 내일이네. 내일은 ㅂㄹ랑 놀고 있을 건데, 아니지 아침엔 혼자 있을테니 할 수 있을거야.
가지를 돌보다가, 예쁜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용진로컬에 차를 대고 파프리카를 샀다. 저녁에 오면 파프리카는 없을 거 같아서. 그리고 버스를 타고 전주역. 전주역에서 ㅂㄹ를 만나 걸어서 명산여관에 갔는데 길치인 나는 역시 우왕좌왕. 전시는 좀 무서웠다. 4시에 아티스트 토크가 있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있을 이유는 없을 거 같아서 나왔다. 나는 ㄷㅈ을 만나 인사하고 명산여관을 둘러보러 간 거니까. 그래도 걱정하더니 전시도 하고 뭔가 하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좋아보인다.
카카오 택시타고 시내로 옮겨서 밥 먹었다. 차가 많이 막혀서 택시 기사님이 짜증을 좀 내셨는데 왜 그런지 돌아오는 길에 알았다. 주말이면 전주시내는 아주 꽉 막히는 모양. 차를 안가지고 나오기를 정말 잘했네. 욜로타코에 가려다가 때마침 브레이크 타임이어서 시내를 한바퀴 돌면서 전에 버거킹에서 만난 미국남자랑 갔던 극장 1층 타코집에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 극장이 메가박스인지 씨지븨인지 헷갈려서 메가박스 먼저 갔는데 씨지븨였어. 하하. 그리고 그렇게 찾아 헤맨 그곳은….문을 닫았다. 망한 모양. 다시 욜로타코로 옮겨서 밥 먹었다. 음식은…제품맛. 20대 친구들이 좋아하는 장소였다. 합정역 분위기처럼 세련된, 화려하지 않은 척 하지만 화려한 식당들이 모여있는 길이었다. 객리단길…이란다. 흐….. 가게 이름이 상수역어쩌구..인 집도 있다. 역시 나는 이제 옛날 사람. 그런 곳에 갈 수 없는 인간이 되었다.
스타벅스에 가려고 카드에 충전도 했는데 날이 어두워지니까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어졌다. 타코집이 너무 시끄러워 지쳤고 추웠다. 그래서 버스타려고 전주보건소 앞으로 왔는데….한 시간 정도 기다려서 겨우 버스 탔다. 535버스 배차 간격이 토요일이라 길기도 하겠지만 아마 차가 많이 막힌거 같다. 연말연시 교통정체가 벌써 시작된 것인가…. 버스안에 너무너무너무너무 복잡해서 두려움에 떨면서 겨우 집에 왔다.
용진로컬에서 요구르트랑 과자랑 아이스크림이랑 사과랑 이것저것 잔뜩 사서 집에 왔는데 너무 피곤해서 가지랑 좀 놀다가 귤 십수개를 까먹고 잘 시간되어서 자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떡볶이를 해먹었다. 하하하하. 바라 왔는데 요리 한 번은 해줘야지. 그래서 배가 터지게 먹고 스르륵 잠들었다. 하하하. 그리고 완주 이야기를 와르르르르 해주었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이야기도. 내가 좋아하는 장소와 음식 이야기도. 좋아하는 친구들이 여기 모여 살게 되면 정말 좋겠지만 아니라면 정말 포스트비비처럼 경계를 넘는 공동체보다 예쁜 이름의 그 무엇을 만들어야지. ㄴㄴ랑 ㅇㄱ이랑 팟캐스트 하고 지역의 멋진 언니들을 찾아다니면서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거다. 화이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