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1/21

20171121

늦잠을 잤다. 어제 1시에 자서 그런가 8시에 일어났는지 9시에 일어났는지 모르겠고 계속 개운하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 일어나서 주섬주섬 요거트랑 사과를 먹기는 했다. 샤워하면서 정신을 좀 차렸고 ㅇㄹ에게 보낼 책을 포장해서 겨우 12시 30분 출근시간에 맞춰 카페로 나갔다.

귀농귀촌 수기공모 수상자 발표가 났다. 세상에, 입상도 하지 못했다. 의외로 공정한 심사를 해버렸나보다. 조금 당황스럽기는 한데 사실 이거는 내가 쓰고 싶어서 쓴 것도, 상금을 받으면 좋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안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는데 완두콩에서 참가자가 너무 적으니 쓰면 좋겠다고 해가지고. 사실 나는 청탁이다 생각하고 상금이 고료다 싶은 마음에 쓴 거였다. 그런줄 안 게 너무 … 안일한 생각이었나봐. 물론 한 끼 밥이야 사주실 수 있지만 뭔가 탈락, 판정을 받아드는 기분은 이상하니까. 수상작에 오른다고 해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거였는데 아무것도 아니라니 그것도 더 이상하다. 다음부턴 이런 거 하지 말라는 배움이겠지. 완두콩에 진 마음빚을 갚는 계기로 쓰자. 앞으로는 이런 하기 싫은 부탁은 들어주지 말자, 그래봤자 결과도 영 이상하다. 라는 교훈을 얻었다. ㅇㄱ이랑 같이 읽고 깔깔 거렸다.

가지 중성화수술비를 후원해주기로 한 ㅅㄹ에게 귀여운 청구서를 만들었다. 영수증을 붙인 결제판. 가지의 사진을 몇장 뽑아 붙였다. 바로 입금. 이건 안 줄 수가 없겠는걸, 안 주지 않을 거잖아요. 기분 좋게, 더 재미있게 하면 좋으니까요.

12시 30부터 5시까지 카페 근무를 마치고. 바쁘지 않고 무난한 하루였는데 어제 맥주 한 캔 마시고 평소보다 잠 덜 잔 게 영향이 있는지 계속 피곤했다. 그래도 ㅎㅇ이 중고로 모카포트를 팔라고 해서 세 개 중 제일 마음을 덜 준 연두색 포트를 줬다. 역시 ㅎㅇ도 실리콘 받침대 없이 스텐으로만 된 걸 선호하시는 군요. 얼마를 받을 거냐로 옥신각신하다가 다음에 드립스탠드나 만들어달라고 했다.

ㅈㅇ도 오고 싶다고 하고 부산에서 ㅇㄱ이도 오고 싶다고 하는데 11월은 너무 바쁘다. ㅈㅎ처럼 하룻밤 짧게 잠깐 다녀가면 모를까. 오랜만에 만나니까 같이 놀러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어야하는데 말이지. ㅂㄹ는 귤을 보낸다는데, 내일이면 용현농장에서 10킬로가 도착한다. 지금 더 받을 순 없어. 나중에 귤 남아있으면 그때 받아먹는걸로.

목요일 대전 행사때문에 ㅂㅇ이 확인전화를 줬다. 몇시에 갈 것인가, 가지를 데리고 갈 것인가 말것인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내일 저녁근무이니까 낮에 준비해야지. 사진이랑 이것저것.

퇴근하고 며칠전에 먹고 남은 시래기국밥 먹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고기반찬이 먹고 싶어서 돼지고기숙주볶음 같은 걸 만들어먹어야겠다고 ㅇㅈ와 얘기하다가 ㅇㅈ ㅅㄷ 부부를 집에 초대해서 저녁을 먹었다. 미네스트로네를 끓인다고 끓였는데 닭을 한마리 통채로 넣었더니 닭육수가 진하고 토마토 색은 연해서 맛은 있는데 비쥬얼은 애매한 그런 음식이었다. 치킨 스튜, 같은 거라고 치자. 가지가 닭껍질하나를 물어서 먹었다. 이런.

귤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도라에몽 쿠키를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런그런 시간.  사실 빨래 세탁기에 돌려보자고 방문한 의도도 있었는데 놀다보니 그렇게 못함. 요리하느라 추운지 피곤한지 몰랐다. 나도 덕분에 요리해서 좋아하는 거 잘 먹었다. 내일 남은 닭고기에 토마토 추가로 더 넣고 맛있게 먹어야지!

20171120

요즘은 평균적으로 7시에 일어난다. 급하게라도 기획안 정리해서 보내야겠어. 후다닥 정리했다. 10시에 카페에서 타로 봐드리기로 해서 서둘러 나가야한다. 음쓰도 버려야하고, 손톱도 깎아야 하고, 생각난 김에 호주에 메일도 쓰고 싶고, 할일이 태산이네. 그래도 당장 지금 해야하는 일을 하자. 기획안 기획안.

카페에 일찍 왔다. 고객님은 11시에나 겨우 도착하신다고 한다. 마음이 조금 쓰였지만 과정을 이해하면 그러려니 하게 된다. 우체국에 가서 ㅂㅇㄹ 신부님과 ㅎㄷㄱ 선생님께 책을 부치고, 일기를 쓰고, 밥을 먹었다.

카페 전구도 갈았다. 심부름값으로 2천원 벌었다. 하하하하. 12/5 저녁에 ㅅㅎ랑 ㅎㅇ을 저녁식사에 초대해야겠다. 아, 그리고 12/8 사례발표 섭외도 받았다. 일 들어왔다. 하하하하.

고객님 타로 봐드리고 1만원 벌었다. 밥을 먹고 카페 근무 시간이 되어 일을 하고 바쁘지 않았고 ㅎㅇ과 이야기를 많이많이 나누고 관계 안에서 화폐 외의 것들로 삶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미있었다. 모카포트 이야기하다가 3개나 된다니까 하나 자기한테 팔라고 해서 내일 3순의 모카포트를 갖다줘야지. 근데 얼마를 받냐.

헤어스타일 바뀐 걸 페이스북에 올려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저녁밥으로는 초원칼국수에서 쫄면을 포장해다가 먹었다. ㄷㄹㅋ는 고산 일대 청년들을 모아서 연말 모임을 벌려보고 싶다고 한다. 해보는 것은 말리지 않는데 올거냐, 편한마음으로 와서 즐길거냐 라고 물어보면 나는 물음표라고 했다. 불편한 자리를 왜. 근데 ㄷㄹㅋ의 이런 움직임을응원하는 마음이기는 해.

퇴근하고 집에 와서, 뭔가. 괜히 또 쓸쓸해서. ㅈㅇ이 연애하고 싶다며 주변에 소개시켜줄 만한 사람이 있냐 물었고 없다고 했는데 자기가 매력적이지 않아서 그런거겠죠, 식의 한숨나는 반응을 보여 마음이 안 좋았지만. 사실 화가 났지만 화 난 사실을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귀찮았어. 맥주 한 잔 하자고 동네 친구 ㅋㅋ에게 문자보냈다가 아프다고 해서 말고, 혼자 뭘 사먹기는 그래서 냉장고를 뒤져 언젠가 누가 사두고 간 과일맛 나는 술 한캔을 땄다. 안주는 추석때 선물받은 김부각. 그렇게 적당히 취해서 기분이 좋고 쓸쓸해서 오랜만에 ㅈㅎ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청나게 반갑고 즐거운 통화. 기분 좋게. 잠들었다. 다음날 늦잠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