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오늘 할 일을 생각했다. 고산이야기장에 타로카드를 펼치러 나갈거고, 저녁엔 일이 있다. 출판사에서 온 메일을 보니 화요일 행사는 참가자가 적어서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그래 무리한 일정하지 말고 취소하고 병원만 다녀와서 당일 내려와야겠다. 그래야 다음날 자동차 서비스도 받으러 가지.
자고 오려고 했던 ㅇㅎ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만날까 했던 ㅎㄹ에게도 알렸다. 다 취소.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그때 만납시다.
간밤에 자면서 한기가 많이 들었다. 커텐이 좀 좁은데, 계속 그게 마음에 쓰였고 전에 쓰던 극세사 하얀커텐부분을 덧댈까. 커텐레일을 한 줄 설치해서 아예 겨울 커텐으로 하나 더 달까 고민했다. 그런데 일이 너무 커지니까 에이구. 하다가 문을 꽉 닫지 않고 잤다는 걸 발견했다. 다행이긴한데.. 그러다가 예저이 ㅇㄱ이 사다준 기다랗기만 해서 어디다가 써야할지 몰랐던, 그래서 가지방 좌탁을 덮는 용도로 쓰고 있던 천이 생각났다. 아하. 이 부분을 덧대어서 커텐의 폭을 늘리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책장쪽에 붙였더니 괜찮다. 어울리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게지만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아. 괜찮아. ㅇㄱ 과 ㅎㅇ 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ㅇㄱ은 좋아하고 ㅎㅇ은 미안해했는데 가운데에 포인트를 줘도 될 것 같다고 한다. 그래도 어울릴까. 너무 튈까봐 걱정되기도 했고, 가운데로 끼울려면 한쪽 커텐을 다 꺼내고 해야해서 일이 조금은 번거로워서 우선은 끝으로 달았다. 그러다가 커텐봉고리를 꺼낸김에 냉장고옆 욕조가리개도 핀과 고리로 타올을 달았다. 고리형 집게를 사는 게 아니라 여기도 아예 커텐처럼 핀과 고리를 설치한 거다. 천으로 가릴까하다가 길이도 애매하고 가운재질과 정전기를 많이 일으키는 거 같아서 그냥 전처럼 타올로 가렸다. 뿌듯하고 흐뭇하다. 좋아.
타로부스 차리려고 텐트를 싸들고 나왔다. 동네 아저씨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고 늘 보는 ㅈㅁㅈ이 타로를 보고 갔다. 다른 손님을 받을랑가는 모르겠지만 시장에서 지원금이 나온다고 하니 5만원은 벌었겠지. 저녁엔 일해서 5만원 벌거고. 오늘 일당 10만원 벌었네. 하하하. 간판을 더 적극적으로 달았으면 좋았겠지만 한가할 때는 안에서 일기를 쓰고 이런저런 정리를 하고, 바쁘지 않을 정도로 4명을 봤다. 히히 좋아라. 꼬치도 사먹고, 고기도 사먹고, 스프도 사먹고, 카드지갑도 샀다. 사람들 카드를 봐주는 것도 재미있었다. 텐트친 것도 좋았고.
4시에 마감하고 6시에 땡땡땡으로 저녁먹으러 가기 전까지 어디 좀 누워있고 싶어서 카페스탭룸을 살펴봤는데 마땅치 않아서 담벼락 다락방에 누워있었다. 아무도 안계서서 그냥 막 들어갔다. 따수미텐트랑 장판이 있는 곳에 처음에는 안 누우려고 밖에 잠깐 몸만 뉘였는데 옆에 이런 좋은 것들이 있는데 못할 게 뭐야 하는 마음에 들어가서 편히 지졌다. 나중에 주인장에게 인사해야지. 몸이 노곤노곤하다. 아주 춥거나 피곤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한데 오래나와있어서 그런가봐. 아이고 힘들어. ㅅㅎ는 친구들이랑 고기 먹으러 왔다. 얼굴보고 깔깔거렸지. 힘들고 배는 안 고파서 누워있다가 바로 경천으로 갈까 했는데 또 6시되니까 배가 고팠다. 생각해보니 제대로 밥을 먹은 게 아니었다. 그래서 6시에 겨우 몸을 일으켜서 땡땡땡으로 갔고, 밥을 먹었고, 운전하기 힘들어서 ㅌㄹ차를 얻어타고 일터로 갔다. 사람책으로서 청년귀촌캠프에 온 친구들에게 사는 이야기 편히 들려주는 자리여서 두 타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고 놀았고. 뒤풀이로 맥주나 한잔 하고 가자고 해서 좀 놀았다.
오신 분 중에, 화요일로 예정되었던 서점 행사의 신청자도 한 명 있었다. 세 명밖에 신청안해서 취소되었는데 그 귀한 분이 여기에 있었어. 하하하. 취소 연락을 받았는데 내 개인사정으로 취소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서점 일하는 방식이 까리했는데 끝까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이번에 뭐 배운거지. 무리하게 워크숍을 넣은 것하며 진행과정하며. 나도 배웠고.
몸이 계속 노곤하고 말을 많이 해서 피곤해서 맥주를 한 캔 마시고 누웠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사람들이 타로를 보고 싶어해서 아쉬웠는데 ㅈㅈ이 차로 가지러 다녀오자고 해서 와, 하면서 다녀왔다. 그래서 3분 타로 봤다. 전반적인 질문과 새해 운수, 누군가의 모호한 고민들. 좋았다. 그렇게 1시까지 경천에 있다가 ㅌㄹ 차를 얻어타고 집에 왔다. 내일도 이 분들과 함께 점심먹어도 좋겠다. 다른 일정이 없고 밥은 먹어야 하는거니까. 고기 구워먹는데!!! 히히히.
내가 돈 줘야 움직인다, 청년캠프 이 프로그램은 돈도 조금준다, 타로로 심야할증 붙여야 된다 그러면서 말을 보탰는데 ㅋㅋ가 심야할증에서 이제 그만해라, 라고 제지해주었다. 마음에 없는 소리 한다고. 십만원을 줘도 하기 싫으면 안 할 거면서. 네 맞아요. 그리고 그만해야하는 순간에 말해주는 친구 정말 필요하고 고맙다. 히히 좋았어. 행복한 하루다.
집에 와서 가지를 붙잡고 기분좋게 잠들었다.
사람책으로 완두콩 기자인 ㅈㅇ도 왔고, 밥먹으면서 수기공모 1등인 ㅅㄹ도 있어서 나의 본선진출 탈락에 대해 이야기나눴다. 완두콩 혼나야겠네, 이런말을 했는데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게 전화로 내보라고 하셨던 대표님은 다른 말은 안하셨다. 나랑 친구인 또래 기자들이 출품자가 없어서 내면 언니가 대상이에요, 라는 말을 그냥 했을 뿐. ㅇㄱ쌤은 죄가 없다. 그냥 밥이나 한 번 사주시면 될일. 1등한 ㅅㄹ에 대해 질투가 좀 났지만 거기까지로. 이제 그 건에 대해서는 그만 해야겠다. 너무 신청자가 없었고 ㅇㄱ쌤은 그래서 쓸 만한 사람들에게 부탁아닌 부탁을 한 거고, 나는 그 부름에 응한 것뿐. 사실 나한테 1등을 준다는 말은 우리끼리 한 거였지. 마음이 차분히 정리가 된다. 내 마음을 전했고, 그러면 된 거. 다음에 할지말지는 그 때 생각하면 되는 거. 굳이 따지자면 기자양반이 잘못한거지 ㅋㅋ 그래도 괜찮다. 소고기 사주실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