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1/27

20171127

피곤이 조금 풀려서 기운이 나기 시작하는 아침. 커피를 내렸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느라 귀여운 무늬 컵에 마신다. ㄱㅇㅅ의 여신, 정밀아를 듣는다. 가지는 데구르르르 신나게 뛰어놀고 나는 산책을 못나가 조금 아쉽지만 이 평온함에 또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은 ㅈㅎ의 부친상 장례식장에 갈꺼다. 가지 않아도 크게 상관없는 자리 같지만 가고 싶다. 다행이 어짜피 내일 아침 병원때문에라도 서울에 가려고 했었으니까 오늘 저녁에 가는 걸로 하면 된다. 아빠의 기일도 다가온다. ㅁㅇ랑 ㅅㅎ도 같이 가기로 했다. ㅎㄱ언니도 잠깐 얼굴보면 좋을텐데.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적당한 거리의 사람들을 만난다더니 그렇구나. 정밀아도 좋고. 지금 7시. 12시 반에만 출근하면 되니 아침에 살짝 걸을 수도 있겠다. 가지 오랜만에 오늘 나가볼까. 그렇게 삼십분 정도 산책했다. 아아아 귀여워, 나무도 타고, 보름만이던데 가지 그동안 답답했지. 미안. 앞으로는 신경써서 더 종종 나가보자.

ㅅㅎ이는 갑자기 회사일때문에 저녁에 장례식장에 못오게 되었다. 그렇다면 굳이 퇴근시간을 맞출 필요는 없으니까 카페일을 대신 봐줄 분께 조금이라도 더 일찍 와주실수 있냐 부탁해서 기차표도 한시간 당겼다. ㅎㄱ언니가 6시에 간다고 했으니까 만나서 둘이 가기로 했다. 갈 사람 없으면 ㅁㅇ이 같이 가준다고 했는데 일원동 삼성병원 정말 너무 멀다. 카페 근무 마치고 2시 반에 차를 가지고 전주역으로 갔는데 주차장이 만차라서 당황하다가 전에 ㄷㅈ과 골목길에 있는 명산여관에 가느라고 주차했던 게 기억나서 골목을 여기저기 돌다가 마땅한 자리에 주차했다. 그리고 기차타고 서울행. 나쁘지 않은데, 많이들 주차해놓고 기차타러 가는 거 같았다.

용산행으로 끊었는데 또 보니까 광명역에서 사당으로 셔틀버스 타고 가서 사당에서 지하철 타고 움직이는게 나을 거 같아서 급하게 광명역에서 내렸다. 기차 안에서 셔틀버스 1천원, 이거 보고 어라 차비가 천원밖에 안해? 하고서 놀라서 내렸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차비가 천원이 아니라 천점을 적립해준다는 거였다. 그래도 어쨌든 새로운 방법을 알아내서 너무너무 기쁘다. 용산까지 굳이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지 않아도 되고 광명역은 상대적으로 한산하고. 기차삯도 싸고, 셔틀비는 환승할인도 되고 좋다. 정말. 흠 앞으로 매번 이렇게 와야지.

삼성역으로 가서 병원갔고, ㅎㄱ언니 만나서 같이 들어갔다. 정말 오랜만에 ㅈㅎ 봤고 ㅎㄱ언니랑 도 한참 이야기했다. 좋았다. ㅇㄱ오빠 얼굴이나 보고 갈까 했는데 시간 안 맞아서 못 보고, 그냥 왔다. 그렇게 그렇게 소식듣고 그 중 한명이랑이라도 연락하고 지내면 되지.

ㅎㄱ언니가 고속터미널까지 태워줘서 ㅁㅇ언니 만나서 한참 이야기하고, 헤어질 때 작은언니가 초콜렛사오라고 해서 고디바초콜렛, 사가지고 들어갔다. 아이구 피곤해. 그래도 이쁜 케이스, 맛있는 초콜렛, 편한 집, 좋다.

내일 일 잘 보고 집에 가면 되겠다. 고단하지만 괜찮은 하루.

20171126

피곤하다 피곤하다 피곤하다 (지금은 27일 아침이고, 피곤이 조금 풀린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하다. ㄱㅇㅅ의 여신인 정밀아를 듣는다)

26일 일요일 아침. 평소처럼 6시 반에 눈은 떠졌지만 화장실 다녀오고, 가지 화장실도 치웠지만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지는 못했다.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일기를 쓰면 내 하루의 시작이다. (지금은 27일 월요일 6:34 커피를 마셨고, 화장실도 여러번 다녀왔고 무려 화장실 청소도 했다)

10시에 ㅌㄹ ㅋㅋ와 ㅅㅇ댁으로 가기로 했다. 청년귀촌캠프 참가자들의 점심식사에 끼어 고기를 얻어먹을 예정이었다. 두 사람도 너무 피곤했겠지 11시 반에나 움직이게 됐다. 나는 10시에 겨우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일기를 쓰면서 하루의 일과를, 다음주에 할 일을 생각했다. 이번주는 대전에 다녀오고 행사를 치르느라 바빴는데 다음주도 서울가면 바쁘겠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우리에 도착하자마자 화덕난로 위에서 지글지글 잘 익고 있는 통삼겹살을 먹고, 김치볶음밥도 먹었다. 정말 맛있다. 히히. 제대로 식사가 시작되기 전에 나는 먼저 내가 챙겨간 젓가락으로 알아서 잘 먹고, 본격 식사 시간에는 달걀후라이를 하고 김치볶음밥 철판에 앉아서 마무리 요리와 서빙을 했다. 후식으로 커피도 마시고 사과도 먹었다.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자리는 너무 답답해서 거실에 혼자 나와 찬바람 쐬며 좀 앉아있었다. 목요일부터 이어진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아마 계속 피곤했던 거 같다. 그래도 누워서 수다떨고 쉬다가 용진로컬푸드 기념품 장보는 자리까지 따라갔다. 피곤해서 그만 집에 갈까 했는데 ㅋㅋ가 마지막 힘을 내게 도와주었다. 30분만 참고 달걀이랑 장봐서 가라고. 네네. 조금만 더 참자. 이제 정말 해산. 기념사진도 찍었다. 양배추, 가지도 같이 샀다. 오코노미야끼해먹어야지. 히히히히.

ㅎㅈ 댁 김장양념이 남아 땡땡땡으로 옮기는 과정을 마지막으로 조금 돕고, 아니 그냥 같이 따라가서 집구경을 하고, 진짜 진짜 마무리하고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집에 왔다. 고양이 밥 챙겨주려고 했는데 ㅈㅁ가 그릇시스템을 바꿔보자고 왔길래 그러려니. 넓은 화분받침대 같은 그릇에 다같이 먹으라고 줘보면 좋겠다고. 귀요미들.

어제 이야기장에 싸간 짐도 그래도 차에 있었고 캠프에서 남은 식빵이랑 과자도 챙겨와가지고 짐이 한 가득이다. 낑낑대고 들고 집에만 겨우 도착해서 한참을 누워있었다. 트위터에는 애호박대구남 이슈가 한창인데. 아이고 보기만 해도 너무 어질. 그래도 낙태죄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 브리핑이 있었다. 지켜볼 기운은 없어서 가지 옆에 한참 누워있다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면 좀 나을까 싶어 벌떡 일어나 욕조에 물을 받았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드라마틱한 기분이 나지는 않았다. 이걸로도 안되는구나. 잠이나 어서 자야하는데..하면서 배고파서 두부김치를 했다. 운암식당 콩나물국밥을 먹으면 힘이 날 것도 같았는데 갈 자신은 없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내 입에 들어갈 밥을 챙겨야 한다. 서글프기도 하고 그나마 단단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신김치에 스팸, 버섯, 양파, 파프리카를 넣어 볶고 뜨거운 물에 삶은 두부를 먹었다. 두부를 푹 익히지 못해 찬 기운이 씹혔지만 그래서 또 서러웠지만 맛있게 먹었다. 기운이 났고 그래서 잘 수 있었다. (월요일 아침이 되자 짐을 풀고 그럭저럭 피곤이 풀린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