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1/29

20171129

수요일 아침.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어젯밤에 서울에서 서점행사를 마치고, 새벽 첫차를 타고 전주역으로 온 뒤, 거기서 차를 몰고 바로 자동차서비스를 받으러 가는 거였다. 무리이긴 했지만 오늘이 아니면 센터예약을 하기도 너무 어려울거고, 어짜피 전주 나갈 건데 완주에서 전주로 가는 길에, 전주역에 잠깐 차 두고 다녀온다 생각하려고 했으니까. 어쨌거나 서울행사가 취소되었고 취소가 서운하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컨셉을 제대로 못 잡은거, 담당자랑 의사소통이 정확히 안 된 거, 그다지 열린 태도로 일하려하지 않는 듯한 인상, 취소 알림을 할 때도 ‘작가 개인의 사정’이라고 한 점, 뒤늦게 신청한 사람들에게 대응도 늦고 무성의한 점,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걸리는 데, 일머리가 좀 부족한 것인지, 정말로 사람을 가려 일하는 것인지 그런 의심이 좀 들기는 했다. 다른 친구말로는 행사 안내 받아본 적이 없는데 문자로 왔다고 한 걸 보면 모집이 되지 않는데 나름 신경을 쓰고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다고는 한 거 같은데… 함께 일을 한다는 건 여러가지 신경쓸 게 많으니까. 유명하고 일도 많이 하는 곳이 왜 그럴까. 그렇다면 나를 우습게 본건가, 하는 의심을 지울수 없는 건데. 솔직히 기분이 많이 나쁘다기보다는 아이구 일 되게 못하네, 의 마음에 가깝다.

9시에 예약이니까 8시에 나서면 되겠다. 집에 커피가 없어서 카누를 마셔야 하나 한시간 여유가 있으니 콩을 볶을까 하다가 작년에, 무려 작년에 ㅅㅂ이 준 인도네시아 가루커피가 생각나 그걸 마신다. 6시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고 샤워하고 커피마시고 일기를 쓴다.

가지방 물그릇에 똥이 한 조각 들어가있어서 깜짝 놀랐다. 아니 왜 어쩌다가 이 사람 아니 이 고양이 정말 큰일날 고양이네. 화장실에서 싸고 놀다가 갖고 나와는지 뭔가 기분이 상해서 밖에다가 쌌는지 똥 한덩이가 작은 탁자 뒤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얼른 치워드리고 방도 한 번 닦았다. 엊그제 집을 비워서 빈정이 상하신 모양. 네 잘하겠습니다.

팔복동 자동차서비스센터에 갔다. 어렵지 않았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갔더니 알아서 안내도 잘 해주시고, 대기실도 너무너무 좋았다. 노트북 챙겨간 걸로 혼자서 이것저것 작업하면서 기다렸다. 한국어교원자격시험 면접 발표도 났다. 당연히 붙었다. 기분이 정말 좋다. 엔진오일도 갈아달라고했는데 너무 바빠서 사람이 밀렸다고 해서 그냥 왔다. 동네 카센터에서 교환해야지. 봉동사람들에서 카센터를 막 검색해서 어디가 괜찮다고 찾긴 찾았다.

리콜대상이어서 서비스를 받고, ㅅㅅ과 팟캐스트 녹음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서 만났다. 점심 먹고 이야기도 하려고. 그래서 팔복동에서 아중리로 가고 있는데 계기판에 점검등 들어오는 게 아무래도 이상해서 전화해봤더니 다시 돌아오는 게 좋겠다고 한다. ㅅㅅ에게는 미안하다 양해구하고 다시 센터로 갔더니 작업후에 뭔가 마지막으로 빼먹으신 모양, 그럴수도 있지. 초밥을 먹었고 어딘가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서 녹음테스트를 신나게 했다. 재미있었다. 차를 ㅅㅅ의 빌라 주차장에 대놨더니 건물주가 계속 전화를 해대서 신경쓰였던 거 빼곤 괜찮아 괜찮아. 좋은 방법을 찾은 거 같다. 맥북, 마이크 등. 토요일에 ㄲㄴ랑 ㅅㅅ이랑 다 같이 만나서 마지막 테스트 겸 회의하면 좋겠다.

자동차 밧데리를 껐다 다시 켜서 시계가 망가졌나봐. 시간이 안 맞아서 카페 출근을 너무 일찍 해버렸다. 앉아서 뭣 좀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하진 못하고 어영부영하다가 근무. 9시반에 마감하고 왔는데 너무너무 피곤하고 뭔가 허전해서 어제 먹고 남은 오뎅탕 끓여먹었다. 저녁으로 백여사 감자탕을 먹으려고 했지만 오늘따라 장사를 일찍 끝내셔서 황가네에서 설렁탕 먹었다. 오뎅탕은 아주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기웃거리는 가지랑 씨름하느라고 재미있었다. 사진을 한참 찍었다. 술도 한잔 하고 싶어서 토요일에 먹고 남은 뱅쇼랑 치토스랑 감을 먹었다. 생리할 때가 되어서 그런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