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일찍 일어나진 못했다. 피로가 쌓이기 전에 좀 쉬기는 쉬어줘야 하는데…
어제 카페로 곡성 항꾸네에 주문한 약콩차가 도착해서 오늘도 못가면 너무 늦을 거 같아서 아침에 들렀다. 11시에 터미널로 가서 서울에서 오는 ㄴㄴ와 ㅇㄱ을 태워서 녹음실로 가면 되니까.
카페에서 택배 열어보니 작은책 12월호도 돌려보라고 같이 보내주셨다. 어제 책방에서 보고 살까하다가 다른 책만 샀는데 다행이네. 한 권은 카페에 두고, 한 권은 챙겼다. 전에 다니던 회사가 여전히 괴로운 기억들이 많지만 이렇게 고마운 인연 한둘은 남겨줬으니 그거면 됐다.
ㅎㅈ쌤은 앞집 국밥집 사장님과 커피 한 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계셨는데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들었다. 전부터 국밥집 사장님이 대단한 목수라는 소문은 들었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실력뿐만 아니라 인품도 대단하신 분. 그 시절에 성실하게 일하고 돈을 모은 것까지야 보통 대단함이지만 아들딸을 나란히 두고, 대학공부 시키고, 나름의 기준으로 셋째딸에게 유산 중 제일 큰 부분인 전주집을 물려주셨다고 하는 데서 아주 감동받아버렸다. 나중에 문짝이나 관 짜는 거 배우고 싶다고 하니 웃으시면서 뭘, 그러셨는데 내가 진심으로 자꾸 조르면서 작게 고양이 관짜는 거부터 배우고 싶다고 하니 한번 샘플로 만들어와주시겠다고한다. 정말 팟캐스트 기획팀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남성’이 여기 있었다. 지역성과 나이를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가산점을 줄만한다. 정말 상드려야해.
저녁에 시간이 맞으면 ㅅㄹ사장님께 타로영업 결재받으려고 포스터출력하고, 결재판에 귀엽게 문서 만들어서 아름답게 셋팅해놓고 갔다.
그렇게 좋은 기분으로, 전주로 가서 친구들을 태우고 녹음실행. 친구들하고 같이 먹으려고 귤이랑 과자랑 커피내릴 셋트를 챙겨갔다. ㅇㄱ이 나무 상자를 보고 이게 녹음 장비인가요, 물어서 아니요 커피 장비입니다. 라고 했다. 하하하. ㄲㄴ가 점심을 쐈고,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와 이야기를 했고, 나는 커피를 여러번 내려서 친구들과 마셨고, 대본을 조금 손봤다.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진행. 그리고 녹음. ㄲㄴ가 셋팅하고 ㅇㄱ이 배우고 ㄴㄴ와 나는 녹음 리허설을 하면서 연습. 그리고 녹음. 긴장됐지만 재미있게 잘 마쳤다. ㄲㄴ는 감기때문에 몸도 안 좋은데 주말내내 직장에 나와서 우릴 도와줬다. 너무 고맙고 미안한 일. 그리고 두 사람은 새벽같이 전주로 와서 당일치기로 녹음하고 올라가다니. 와. 진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녹음 마치고 ㄲㄴ는 파일 가져가고 우리도 카페로 이동. 다음화 기획회의를 했다.
어제 왔던 탐앤탐스에 가서 맛없는 커피는 먹지 않고 프레즐만 와구와구 먹었다. 히히. 그리고 깔깔 거리면서 다음회 기획회의를 했고, 녹음실 대관비용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논의했다. 우선은 각자 나눠서 개인부담하고.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광고영업을 하거나 후원현금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피곤하긴한데 너무너무 신난다. 재미있다. 만난 김에 나나에게 여성재단에 낼 추천서도 한 장 써달라고 했다.
두 사람을 보내고 카페로 와서 저녁을 얻어먹고, ㅅㄹ사장님께 결재를 받고 집에 왔다. ㅎㅈ 사장님이 동네 학부모와 대화중이셔서 간단히 인사하고 열을 내며 청소년들에게 젠더교육이 왜 필요한지 학부모와 교사들에게도 얼마나 필요한지 그런 얘기를 했다. 한숨을 쉬어가며. 소리를 질러가며.
집에 와서 가지 밥주고, 샤워하고, 일은 안하고 멍하니 트위터하고 놀고, 일기쓰고. 이제 자야겠다. 생리콘서트 하는 전주 산부인과 선생님에게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인사했다.
타로 포스터 만들어준 ㅅㅎ 쌤에게 원본파일을 전해받았다. 수정을 더 하거나 그냥 릴리즈를 하거나 판단해야한다. 근데 그냥 할까봐. 좀 고칠까 싶었는데. 할일이 지금 태산이다. 멈출줄도 알아야지.
생리하기 며칠 전이라 속이 더부룩하고 똥이 잘 안나오고 허리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프고, 두피에 여드름이 난다. 얼굴 피부는 부드러운데 머릿속이 그래 이상하다. 그래도 이번 생리를 잘 지켜보고 일지를 써보라고 했으니 신경써야지.
내일은 주말에 서울행사에 발표할 준비를 해야겠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해도 좋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