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7/12/03

20171203

아주 일찍 일어나진 못했다. 피로가 쌓이기 전에 좀 쉬기는 쉬어줘야 하는데…

어제 카페로 곡성 항꾸네에 주문한 약콩차가 도착해서 오늘도 못가면 너무 늦을 거 같아서 아침에 들렀다. 11시에 터미널로 가서 서울에서 오는 ㄴㄴ와 ㅇㄱ을 태워서 녹음실로 가면 되니까.

카페에서 택배 열어보니 작은책 12월호도 돌려보라고 같이 보내주셨다. 어제 책방에서 보고 살까하다가 다른 책만 샀는데 다행이네. 한 권은 카페에 두고, 한 권은 챙겼다. 전에 다니던 회사가 여전히 괴로운 기억들이 많지만 이렇게 고마운 인연 한둘은 남겨줬으니 그거면 됐다.

ㅎㅈ쌤은 앞집 국밥집 사장님과 커피 한 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계셨는데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들었다. 전부터 국밥집 사장님이 대단한 목수라는 소문은 들었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실력뿐만 아니라 인품도 대단하신 분. 그 시절에 성실하게 일하고 돈을 모은 것까지야 보통 대단함이지만 아들딸을 나란히 두고, 대학공부 시키고, 나름의 기준으로 셋째딸에게 유산 중 제일 큰 부분인 전주집을 물려주셨다고 하는 데서 아주 감동받아버렸다. 나중에 문짝이나 관 짜는 거 배우고 싶다고 하니 웃으시면서 뭘, 그러셨는데 내가 진심으로 자꾸 조르면서 작게 고양이 관짜는 거부터 배우고 싶다고 하니 한번 샘플로 만들어와주시겠다고한다. 정말 팟캐스트 기획팀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남성’이 여기 있었다. 지역성과 나이를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가산점을 줄만한다. 정말 상드려야해.

저녁에 시간이 맞으면 ㅅㄹ사장님께 타로영업 결재받으려고 포스터출력하고, 결재판에 귀엽게 문서 만들어서 아름답게 셋팅해놓고 갔다.

그렇게 좋은 기분으로, 전주로 가서 친구들을 태우고 녹음실행. 친구들하고 같이 먹으려고 귤이랑 과자랑 커피내릴 셋트를 챙겨갔다. ㅇㄱ이 나무 상자를 보고 이게 녹음 장비인가요, 물어서 아니요 커피 장비입니다. 라고 했다. 하하하. ㄲㄴ가 점심을 쐈고, 밥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와 이야기를 했고, 나는 커피를 여러번 내려서 친구들과 마셨고, 대본을 조금 손봤다.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진행. 그리고 녹음. ㄲㄴ가 셋팅하고 ㅇㄱ이 배우고 ㄴㄴ와 나는 녹음 리허설을 하면서 연습. 그리고 녹음. 긴장됐지만 재미있게 잘 마쳤다. ㄲㄴ는 감기때문에 몸도 안 좋은데 주말내내 직장에 나와서 우릴 도와줬다. 너무 고맙고 미안한 일. 그리고 두 사람은 새벽같이 전주로 와서 당일치기로 녹음하고 올라가다니. 와. 진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녹음 마치고 ㄲㄴ는 파일 가져가고 우리도 카페로 이동. 다음화 기획회의를 했다.

어제 왔던 탐앤탐스에 가서 맛없는 커피는 먹지 않고 프레즐만 와구와구 먹었다. 히히. 그리고 깔깔 거리면서 다음회 기획회의를 했고, 녹음실 대관비용등 현실적인 문제들도 논의했다. 우선은 각자 나눠서 개인부담하고.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광고영업을 하거나 후원현금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피곤하긴한데 너무너무 신난다. 재미있다. 만난 김에 나나에게 여성재단에 낼 추천서도 한 장 써달라고 했다.

두 사람을 보내고 카페로 와서 저녁을 얻어먹고, ㅅㄹ사장님께 결재를 받고 집에 왔다. ㅎㅈ 사장님이 동네 학부모와 대화중이셔서 간단히 인사하고 열을 내며 청소년들에게 젠더교육이 왜 필요한지 학부모와 교사들에게도 얼마나 필요한지 그런 얘기를 했다. 한숨을 쉬어가며. 소리를 질러가며.

집에 와서 가지 밥주고, 샤워하고, 일은 안하고 멍하니 트위터하고 놀고, 일기쓰고. 이제 자야겠다. 생리콘서트 하는 전주 산부인과 선생님에게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인사했다.

타로 포스터 만들어준 ㅅㅎ 쌤에게 원본파일을 전해받았다. 수정을 더 하거나 그냥 릴리즈를 하거나 판단해야한다. 근데 그냥 할까봐. 좀 고칠까 싶었는데. 할일이 지금 태산이다. 멈출줄도 알아야지.

생리하기 며칠 전이라 속이 더부룩하고 똥이 잘 안나오고 허리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프고, 두피에 여드름이 난다. 얼굴 피부는 부드러운데 머릿속이 그래 이상하다. 그래도 이번 생리를 잘 지켜보고 일지를 써보라고 했으니 신경써야지.

내일은 주말에 서울행사에 발표할 준비를 해야겠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해도 좋고. 화이팅!

20171202

원고 쓰기 싫어서 2시까지 계속 딴짓을 하다가 3시에 겨우 써서 보냈다. 그 와중에도 인터넷 쇼핑과 기타 등등 계속 딴짓을 했는데 갑자기 아이폰이 어플이 튕기고 이상현상이 나타나서 녹음도 해야하는데 이를 어쩌나 싶어서 좀 자다가 9시 아이폰서비스센터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신시가지로 나갔다. 새벽에 백업받아놓고 초기화 시킨다음에 다시 복원해봤는데 소용없었거든.

서비스 센터에서 말하기 초기화 시키고 나서 복원 하지말라고. 그럼 튕김 현상은 잡을 수 있다고한다. 그리고 같은 증상으로 센터 찾아온 사람이 너무너무 많은 걸로, 아마도 오에스 버그 같다고. 하아, 큰일이 아니어서 절망까지는 아니고 좌절을 했다만 다행이다 싶어서 약속장소인 아중리 쪽으로 일찍 옮겼다.

요즘 할일이 많아서 되게 바쁜데, 그래도 어찌어찌 해결하면서 살고 있다. 아침에 지난번 인터뷰왔던 분들이 보내준 파일 검토해서 다시 보냈고, 아이폰 문제가 해결은 되었는데 계정로그인이 안되어서 비밀번호 바꾸느라 애플 고객센터랑 한참 전화통화를 했다. 점심 먹기로 한 장소 근처에 있는 탐앤탐스로 가서 오늘의 도시 음식인 프레즐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너무 맛이 있었어! 하지만 커피는 맛이 없다. 다음부턴 먹지 않겠어.

점심을 먹고, ㄲㄴ와 ㄷㅈ을 만나 스튜디오로 이동, 녹음테스트를 했다. ㄲㄴ가 편집을 도와주기로 해서 녹음장비 및 셋팅에 대한 결정을 해주었다. 좋았다. 그리고 ㄲㄴ가 몸이 안 좋아서 6시 비비에 가기 전까지 두어시간이라도 집에 가서 쉬라고 하고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청년몰 책방 토닥토닥에 들렀다. ㄷㅈ이 태워다 줬다. 고맙게도. 그리고 고맙게도 끝나고 다시 ㄲㄴ집에도 데려다 줬다. 토닥토닥은 멀리서 지켜보며 나중에 친해지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고, 생리콘서트를 여는 산부인과 전문의 분도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책방사장님과 친구사이라고 한다. 명함도 받아오고 정신없는 와중이지만 전화상으로 인사도 했다. 나중에 자세한 내용을 메일로 보내면 좋을 것 같다.

ㄲㄴ를 태워서 삼천동으로 가 저녁을 함께 먹었다. 콩나물국밥. 그리고 비혼여성아카데미 40대분과, 세번째 시간인 다르게 살기,에 ㄲㄴ 매니저 자격으로 참가했다. 역시 비비는 올때마다 영감을 준다. 좋은 언니들, 진지한 이야기, 행복한 시간. 오늘의 주제는 비혼의 달인. 외로움을 헤치고 자기 길을 가는 비혼,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지니고 꾸준히 싸우고 설득하고 공부하며 살아가는 비혼, 크게 아픈 뒤 건강과 노화에 대해 ‘건강’한 태도를 갖게 된 비혼. 실비 보험이나 암 보험을 들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다시 시작한다.

9시 넘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ㄲㄴ 내려주고 집에 오니 정말 너무 피곤해 흑흑. 내일 녹음 준비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