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보관물: 2018/01/14

20180113

토요일 아침. 곡성에 나무도장새기기 워크숍에 가는 날이다. 수제도장워크숍이라고 붙은 이름이 우습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도장파기를 기계 장비 도움없이 손으로 파내고 긁어내서 만드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어서 수제, 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ㄱㅈㅎ가 그런 말을 했음)

엊저녁에 짐도 안 싸고 그냥 잤는데, 1박 2일이고 10시에 집앞으로 ㅎㅅ씨가 온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하지 뭐 하는 편한 마음이었다. 준비를 못할 정도로 늦게 일어나지 않을꺼니까. 역시나 7시 정도에 일어난 거 같고 일어나서 씼고, 가방 싸고, 방도 정리하고, 할일 다 하니까 9시 반. 남은 커피랑 빵 좀 먹고 집앞으로 나갔다.

가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았고, 30분 일찍 도착해서 주위를 조금 둘러보고 일찍 집에 들어가서 선생님 음식하시는 것도 구경했다. 여자라고 들어가서 일손을 도우라는 건 아니겠지, 아는 사이니까 안채로 들어가도록 배려해주신 거겠지 생각했지만 밥상을 차릴 때도 자연스럽게 ‘아는’ 성인여성들이 나서서 음식을 나르고해서 조금 거슬렸지. 그런데 잠깐 잠시 후 한 남성이 나서서 음식을 날라서 마음이 조금 풀렸다. 내가 여성이라, 우리가 여성이라 그렇다기 보다는 나서서 알아서 하는 멋진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이기 때문이지. 동시에 그냥 앉아서 에헴, 하고 먹읍시다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이지. 흥. 이걸 어쩌냐. 버리고 가야지 뭐.

도장 파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재미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지우개 도장이나 열심히 파야할지도. 내 도장을 열심히 파고 나는 다 된거 같은데 선생님은 내일 밝을 때 더 손봐야겠다고 하신다. 힝. 도장목을 다섯 개 주신다고 하셨으니 나머지 하나는 가지를 팠다. 히히. 남들은 가족들 회사 파는데 나는 고양이. 하하하. 고양이가 내 가족이고 내 사랑이니까. 내일까지 슬금슬금 하고 가야지.

저녁에 ㅈㅎ에게 전화왔다. 매우 오랜만인데 또 속없이 반가워해버렸다. 방에 안들어가고 한참을 통화했더니 아마도 연애하는 걸로 다 소문이 낫을뜻. 갠찮아.

선생님이 책도 한 권주시고, 맛있는 거 먹고, 저수지도 보고 하니까 좋기는 하네. 같이 교육 들으시는 분들도 무례하지 않아서 좋다. 여자분도 몇 분 되고. 아저씨들은 말 안 걸고. 거슬리는 사람도 많지 않고. 좋은 장소에 좋은 선생님이 하시는 프로그램이라 그런것잁터다.

핸드폰을 충전시켜놓고 가지고 들어오지도 않고 그냥 똑 누웠다. 히히. 좋다! 잘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