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보관물: 2018 1월

20180114~0115

1.14.일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려던 계획은 무산. 다들 일어나서 아침부터 도장깎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나도 얼떨결에 … 9시까지 어떻게든 시작하지 않으려고 게으름 피웠다. 어제 내 도장파고 오늘은 가지 도장. 선생님은 뭔가 뒷마무리가 되게 많이 필요하다는 듯 말씀하셨지만 자체 완료. 하하.
영규샘도 뵙고 인사하고, 점심도 배불리 먹고. ㅎㅅ차 얻어타고 집에 왔다.
오는 길에 주유라도 했어야 하는데 기름이 안 모잘라서 그것도 어영부영 넘어가버렸다. 나중에 은혜를 갚을 일이 있겠지.
집에 와서 좀 쉬다가 카페 마감 출근. 오늘 저녁에 급하게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호출받았다. 도장을 가지고 가서 사람들에게 잔뜩 자랑. 히히 신난다.
퇴근하고 집에와서 전에 안심사 자락에서 주워온 나무에 연습용으로 도장을 팠다. 선생님댁에서 챙겨온 도장목은 안까워서 안 만졌는데 찾아보니 안 챙겨온 듯. 하하하하. 연필농부라고 밑그림도 써놨는데…

1.15.월
피곤하다. 피곤이 잘 풀리지 않아. 아침에 목욕도 했다. 조금 나은거 같기도 한데 그래도 개운하지 않다. 물이 뜨끈뜨끈하지 않아. 조만간 온천에 가든지 해야지 원. 용산역 드래곤힐이라도 가야하나.
어제 저녁 마감근무도 한 데다가 ㅎㅇ 도장파느라고 밤에 무리해서 그런가봐. 힝.
배고파서 카페에 일찍 나갔고 점심을 먹었다.
근무하면서도 ㅅㅎ랑 같이 뭔가, 욕구불만이라 좌불안석. 아마도 외로워서?
고기가 먹고 싶어서 그런가 하고 싸장님 졸라서 맛꼬방 간장치킨 먹을까했는데 쉬는날이래! 이런!
송상사 매운 족발이 맛있다그래서 그거 사주셨다. 고산미소가서 한우 먹을까 했는데 그거는 너무 일이 커지니까 ㅎㅎ 그렇게 집에 왔는데 흠. 저녁에 머리가 계속 아프고 속이 헛헛하고 외롭고 막 그랬어. 트위터 사람들처럼 당장 일본이라고 가고 싶은 마음. 요코하마에 대관람차 타러 가고 싶기도 하고. ㅈㅎ한테 조금 찡찡거리기도 하고, 앉아서 명상을 해볼까 뒤척이기도 하고, 그러다 일찍 불끄고 누웠다. 블로그에 일기를 쓰면 뭔가 더 글같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해서 여기에 쓰기 시작했는데 손으로 쓸 때랑 똑같이 그냥 하루의 일과를 나열한다. 그것도 자세하게도 아니고. 뭔가. 다른 대책이 필요한 거 같은데.. 그냥 모르겠다.

고산고 사감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우선 출력해서 보고는 있는데…. 하아. 우선 되고 안되고는 나중 문제니까 한번 지원해볼까. 아마도 해보겠지. 근데 정말 계산해보면 하루 24시간 중에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14시간. 나머지 열시간 중에 5시간은 잘테니까 5시간 남고 왔다갔다 시간 빼면 3시간 정도가 여유시간인데 운동하면. 정말 남는 시간이 없겠다. 그래도 하고 싶니?

20180113

토요일 아침. 곡성에 나무도장새기기 워크숍에 가는 날이다. 수제도장워크숍이라고 붙은 이름이 우습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도장파기를 기계 장비 도움없이 손으로 파내고 긁어내서 만드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어서 수제, 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ㄱㅈㅎ가 그런 말을 했음)

엊저녁에 짐도 안 싸고 그냥 잤는데, 1박 2일이고 10시에 집앞으로 ㅎㅅ씨가 온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하지 뭐 하는 편한 마음이었다. 준비를 못할 정도로 늦게 일어나지 않을꺼니까. 역시나 7시 정도에 일어난 거 같고 일어나서 씼고, 가방 싸고, 방도 정리하고, 할일 다 하니까 9시 반. 남은 커피랑 빵 좀 먹고 집앞으로 나갔다.

가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것 같았고, 30분 일찍 도착해서 주위를 조금 둘러보고 일찍 집에 들어가서 선생님 음식하시는 것도 구경했다. 여자라고 들어가서 일손을 도우라는 건 아니겠지, 아는 사이니까 안채로 들어가도록 배려해주신 거겠지 생각했지만 밥상을 차릴 때도 자연스럽게 ‘아는’ 성인여성들이 나서서 음식을 나르고해서 조금 거슬렸지. 그런데 잠깐 잠시 후 한 남성이 나서서 음식을 날라서 마음이 조금 풀렸다. 내가 여성이라, 우리가 여성이라 그렇다기 보다는 나서서 알아서 하는 멋진사람들은 대부분 여성이기 때문이지. 동시에 그냥 앉아서 에헴, 하고 먹읍시다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자이지. 흥. 이걸 어쩌냐. 버리고 가야지 뭐.

도장 파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재미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지우개 도장이나 열심히 파야할지도. 내 도장을 열심히 파고 나는 다 된거 같은데 선생님은 내일 밝을 때 더 손봐야겠다고 하신다. 힝. 도장목을 다섯 개 주신다고 하셨으니 나머지 하나는 가지를 팠다. 히히. 남들은 가족들 회사 파는데 나는 고양이. 하하하. 고양이가 내 가족이고 내 사랑이니까. 내일까지 슬금슬금 하고 가야지.

저녁에 ㅈㅎ에게 전화왔다. 매우 오랜만인데 또 속없이 반가워해버렸다. 방에 안들어가고 한참을 통화했더니 아마도 연애하는 걸로 다 소문이 낫을뜻. 갠찮아.

선생님이 책도 한 권주시고, 맛있는 거 먹고, 저수지도 보고 하니까 좋기는 하네. 같이 교육 들으시는 분들도 무례하지 않아서 좋다. 여자분도 몇 분 되고. 아저씨들은 말 안 걸고. 거슬리는 사람도 많지 않고. 좋은 장소에 좋은 선생님이 하시는 프로그램이라 그런것잁터다.

핸드폰을 충전시켜놓고 가지고 들어오지도 않고 그냥 똑 누웠다. 히히. 좋다! 잘자야지

20180112

아침에 일어나서 오랜만에 샤워했다. 라디오 대본 한번 읽어보고 11시에 새참수레에 밥 먹으러 갔다. 버섯탕수 없고, 좋아하는 채소쌈도 싸져서 완제품으로 나왔더라고요. 계란이랑 좋아하는 채소만 집어 먹을 수 없게 말이지.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ㅈㅇ랑은 식사 후에 헤어졌다.

고산 홍홍으로 가서 ㅇㅇ에게 바느질 부탁했다. 수건 잘라서 작은 크기 손수건 8장으로 만들고, 생리대로 쓸 융 천 오버로크로 마감해달라고. 시간이 좀 걸릴거 같다고 해서 겸사겸사 땡땡땡 가서 ㅅㅇ쌤에게 빈통도 반납하고, 작아도 한 권 전해드렸다. 오전에 원고 실린 작아가 5권이나 와서 카페, 홍홍, 땡땡땡, 고래 한권씩 나눠가졌다. 뱅쇼가 좀 흘러서 안 이뻐졌지만 그래도.

고래 들러서 오이보고 한참 놀다가 도서관 책 반납하고 돌아오니 아직도 ㅈㅇ은 바느질 중. 히히.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네. 미안하다. 나중에 신세 갚아야지. 4시에 담벼락에 혼자 넘어가서 라디오하고. 돌아와 좀 놀다가 카페에서 어제 깜빡하고 안 가져온 택배찾아왔다. 압출쓰레기통이랑 행거.

행거 설치하니 개운하다. 압축 쓰레기통은 하자 제품이 왔는지 뚜껑이 좀.. 이상하지만 그냥 뭐 되는대로 써야지. 귀촌녀의 세계란 페이지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보혀 작가 개인 메일 알려달라고. 오오오. 뭔가 재미있는 일이 들어오면 좋겠다.

내일 곡성에 나무도장파기 워크숍에 간다. ㅎㅅ씨 차를 얻어 타고 갈 예정. 침낭이랑 준비물이 좀 있다. 내일 아침에 챙겨도 되겠지. 10시쯤 출발하자고 하니까.

20180111

아침에 가지가 깨우는 거 무시하고 계속 잤더니 저 방으로 넘어가 ㅇㅎ를 귀찮게 하는지 한참 오지 않는다. 7시가 다 되었길래 일도 시작할 겸 일어나 커피를 내리면서 보니 문닫힌 ㅎㅇ 방 앞에 불쌍하게 앉아있다. 아이고 마음이 무너지네. 미안미안해 가지야. 서둘러 밥을 챙겨줬다.

커피를 내리고 라디오대본을 쓸 준비를 한다. 으라차차. 내 몸에 있는 걸 모두 다 끄집어낸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쓰지는 않는다. 시간도 짧고 가볍게 교통정보 사이에 들어가는 내용이기도 하고 여행작가로서 여행이야기들려주는 컨셉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가본지 오래된 여행들 이야기를 하는 거라서 정보,,라기 보다는 감상에 가까운 이야기. 처음에 섭외 올 때부터 내 맘대로 해도 된다고 했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가고 싶은, 인상적인 그런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는 한라산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ㅈㅇ차로 일찍 출근해서 ㅅㅎ랑 ㅈㅇ랑 갈비탕을 먹었다. 또. 나는 일주일에 세 번째로 간다. 하하. ㅈㄴ는 고산휴양림이나 위봉사를 걷고 싶다고 나갔고 나는 브런치에 여행이야기 정리해서 올리고 카페 근무. 카페 손님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없어서 민망할 지경이다. 그러다가 동네 단체 카톡방에 올라온 고등학교 기숙사 사감색 채용공고에 관심이 가서 트위터에도 올리고 ㅈㅇ랑 몇몇 친구들과도 공유했다. 다음주에 정식으로 공고가 올라온다고 하니 지원해봐야겠다. 조금 진지하게 설렌다. 재미있을 거 같고 에피소드도 많을 거 같고 그냥..사감선생님도 해본 작가..도 재미있을듯. 여학생들이랑 가깝게 지내면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젠더교육에 대한 감도 잡을 수 있을 거 같고.. 그런저런 희망적인 생각.

퇴근 전에 사장님이 김치전을 부쳐다주셔서 배터지게 먹고, 소장님이 ㅅㅎ 먹으라고 사다준 빵도 얻어 먹고, 집에 오니 배도 고프지 않다. 팟캐스트 다음 에피소드가 올라왔고 압축 쓰레기통과 행거가 배달되어왔다. 집에와서 힘빼기의 기술을 마저 보고, 생리관련 참고도서도 하나 봤다. 오늘밤은 더 춥다고 하니 겁이 난다 겁이. 추워서 벌벌 떨다가 누워서 트위터나 보다가 단골공장에서 수세미 주문하고 나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차콜 치약 주문했다. 비누도 하고 싶은 거 꾹 참았어. 트위터에 자랑했지. 그랬더니 단골공장 공장장님이랑 다른 분이 오셔서 말 걸어주셨음. 히히. 신기하고 재미있는 밤이었따.

팟캐스트 순위와 피드백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하하하. 지난번 5백 몇위가 엄청 대단한 거였어. 이번엔 겨우 9백대다. ㅈㅇ는 모로코로 돌아간다. 사감쌤으로 일년에 한 천만원 모아서 오래오래 놀러다니면 좋겠다!

20180110

벌써 10일이라니. 이제 1월도 중순에 접어든다. 2018년 새해도 많이 흘렀다. 눈이 많이 오고 추워서 아침이 이른 아침 같지 않다. 7시에 눈 떴는데 밖이 캄캄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여유롭게 커피를 내렸다. ㅁㅇ가 사준 아름다운 커피잔에 마신다. 기분이 정말 좋다!

좀 일찍 출근을 했고 챙겨간 두유로 스팀쳐서 라떼를  만들어먹었다. 며칠전 먹다 남은 치킨을 싸가서 ㅅㅎ랑 나눠먹기도 했다. 한달 넘게 진전이 없는 다음책 고민도 적극적으로 좀 해볼겸 오랜만에 고산도서관에 갔다. 관련 책을 몇 권 빌리고 옆에 놓여있던 재미있는 책도 몇 권 빌렸다. 김하나의 힘 빼기의 기술이랑 정세랑 소설 보건고사 안은영이다.

카페 손님은 많이 없었고 그럭저럭 시간은 흘렀다. ㅎㅈ쌤이 일하시다가 공인인증서가 들어있는 메모리스틱이 박살나는 바람에 대신 이체해 드리고 현금깡을 했다.  수수료라며 뒤에 천 몇백원은 그냥 주셨다. 큰언니한테나 하던 일인데…어디서나 비슷한 일은 벌어진다. 자석처럼. 눈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이 와서 무서울 정도였다. 중간에 나가서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덮었다. 서울에서 ㅈㅇ가 내려오고 싶다고 연락와 그러라고 했다. 카페 옆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고, 슬금슬금 기어서 퇴근했다. 원래 저녁에 홍홍에서 ㅈㅇ과 바느질을 좀 할까했는데 밤이 깊으면 운전이 더 위험할 거 같아서, 홍홍에 다른 사람도 있어서 겸사겸사 금요일 낮에 하기로 했다. 오는 길에 큰도로로 올라오는 길에 멈춰서있는 차량 몇대 때문에 고산고 지나 작업실 근처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눈길에 차가 미끄러졌거나 접촉 사고같은 게 있었던 모양이었다. 앞차가 돌아가길래 나도 그렇게 돌아서 갔다. 그러고 보니 고산에서 넘어오는 길이 얼어서 엄청 조심조심 왔다. 눈길 운전은 정말 무섭구나. 내일도 더 춥다는데 길이 걱정이다.

사장님이 도시락을 챙겨주셔서 두 개 싸왔다. ㅇㅎ가 저녁 안 먹었다고 해서 하나 먹고 하나는 냉장고에 두었다. 내가 먹어도 되는데 저녁에 ㅈㅇ가 오니까 같이 먹던지 하려고. 며칠전부터 해먹으려고 내놓은 떡으로 떡볶이를 함께 해먹었다. 배가 터질듯. 라디오대본 준비해야하는데 오늘까지는 하지 말고 놀 생각으로 김하나 책을 보며 놀았다. 술술 재미있게 잘 읽힌다.

20180109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지만 적당히 일어나 방을 치웠다. 이불까지 싸악 걷어내고 쓸고 돌돌이로 머리카락을 잡았다. 거실쪽도 적당히 청소했다. 감기는 거의 끝난 것 같다. 머리 감을 시간은 없어서 샤워하고 출근을 준비했다. 눈이 많이 온 모양이다.

카페는 조금 바빴다. 적당히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바빴다. 채널예스를 갖다두었더니 알아보는 눈들이 둘 있었다. 기뻤다.

퇴근할 때는 사장님이 뱅쇼 끓여먹으라고 챙겨주신 와인 반 병, 머그컵, 고양이 타올을 들고 왔다. 저녁으로는 어제 먹다 남은 치킨을 데워서 먹었다. 빵도 조금 먹고. 가지 화장실용으로 팝콘을 사왔다. 홍화씨를 씻으려고 베이킹소다를 푼 뜨거운 물에 담궈뒀다.

아무래도 옷장을 만들거나 살 때까지 시일이 좀 걸릴 거 같아서 지금 밖에 걸어둔 겉옷을 걸 행거를 당장이라도 사야겠다. 주문하는 김에 셀프 생일 선물로 압축 쓰레기통도 주문했다. 너무 미약하긴 한데 옷장을 사려니 50~60만원은 줘야하던데 너무 아까워서 엄두가 안 났다. 30만원 정도의 재료비를 들여서 만들 수 있다면 만들겠어.

브런치에 빼어난 여행을 정리해서 올렸고, 페이스북에 완주행보랑 근황글도 올렸다. 부지런히 잘하고 있어. 언니들한테 팟캐스트 홍보도 했다. 히히. ㅇㅈ도 나중에 새 지도 나오면 협찬해준다고 했다.

글을 보고 ㅇㄱ이 찍어서 알려줬다. 나는 아직 못 받았다. 선물 안 보내주기만 해봐라. 그런 곳이려니하고 맘껏 미워할 테다. 화장실 휴지통이랑 휴지들을 정리했다. 내일 갖다 버려야지.

변기를 고정한 백시멘트가 떨어져서 변기가 흔들거린다. 실리콘 사다가 쏴야한다. 이론상으로는 어렵지 않은데 막상 할라니까 너무 귀찮다. 귤박스에 구멍을 내서 가지 캣타워 앞에 놓았다. 새로운 장난감으로 삼아주세요.

마감 걱정이 없는 편안한 밤을 오랜만에 만났다. 새벽 한 시까지 별일 없이 트위터나 하고 놀았다. 이제 내일부터는 라디오대본을 준비해야지. 일주일이 너무나도 빨리 돌아온다.

20180104~0108

1.4.목
전날보단 낫지만 여전히 골골거린다. 그래도 5시에 퇴근하고 기차타고 본가에 갔다. 아빠 제사.
저녁먹을 시간에 맞춰 겨우 도착했고 저녁 먹고 계속 누워있었다.
제사음식은 엄마랑 언니랑 다 하고, 나랑 큰언니는 와서 그냥 자리만 지켰다.
조카들도 다 커서 그냥 자리만 지키고. 이렇게 엄마랑 언니랑만 고생하는 제사는 제발 그만하자고 매번 얘기하는데 다음해엔 어쩔란가 모르겠다. 말로는 엄마도 다음해부터는 가족식사로 대신하자고 하는데.
저녁에 인사하고 잤다. 계속 정신을 못차리고 자고 누워있었다.

1.5.금
아침에 아빠 산소에 다녀와서 기차타고 집에 왔다. 많이 나아진 것도 같지만 여전히 겔겔 거린다.
호성전기 간판 앞에서 찍은 옛날 사진을 찾고 싶었는데 아빠 사진만 있고 내 사진은 못찾았다. 대신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했다. 5학년 생활통지표에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써있어서 한참 웃었다. 집에 돌아와서 약기운에 취해 라디오방송을 겨우 마쳤다. 저녁밥으로 뭘 먹었더라. 안 먹진 않았을텐데 기억이 나지 않네.
원고 마감할 게 하나 남았는데 도저히 할 수 없어서 내일로 미뤘다.

1.6.토
아침에 일어나 후딱 원고를 썼다. 그림그릴 여력은 없어서 옛날 그림을 재활용했다. 그언젠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부지런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던 나여 칭찬한다. 그리고는 기운을 찾기 위해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 고산미소시장에 한우갈비탕을 먹으러 나갔다. 정말 먹지 않으면 쓰러질 것 같아서 세수도 안하고 모자쓰고 잠옷 그대로 입고 약을 먹는 기분으로. 뛰어갔다왔다. 주변에서 분명 울엄마 같은 사람이 저기 혼자 온 여자가 있네 하면서 궁시렁거릴 거 같아서 그냥 고개숙이고 열심히 갈비탕만 먹었다. 생일날 마감하고 혼자 시골 정육식당에서 갈비탕이라니. 재미있다.

계속 자다가 저녁에 대전에 갔다. 내일 팟캐스트 녹음인데 하루 전에 가서 ㅁㅈ 집에서 자면서 타로도 보고 놀기로 했다. 아파서 많이 놀 수는 없지만 그래도 타로는 봐줄 수 있고. 집만 딱 빌려서 녹음하기도 미안하고 겸사겸사. 무리지만 움직이기로 했다.

ㅁㅈ가 단식중이어서 같이 밥은 못 먹었는데 나를 위해서 된장국도 끓여주고 돼지고기볶음도 줬다. 나름 아름다운 생일상. 오늘은 피곤하니까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에 타로 보기로 했다.

1.7.일
아침에 타로도 보고, 아침밥도 얻어 먹고, 뜨끈하게 잘 자서 몸도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눠보니 5년전 스무살일 때 만났을 때랑 많이 달라졌다. 듣는 나도, 말하는 이도 성숙했구나. 좋은 아침이었다. 친구들이 왔고 리허설과 녹음을 주우우욱. 점심을 나가서 먹고 다시 녹음 3시 반쯤 마치고 중앙동 스타벅스 옮겨서 회의를 마저했다. 잘 풀리진 않았지만 영차영차.

ㅁㅇ언니가 생일기념 식사를 하자고 대전까지 와주었다. 우리 회의할 때 옆에서 기다렸다가 끝나고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성심당에서 하는 프라잉팬에 갔는데 한우스테이크 매진이고 생각보다 음식이 별로여서 조금 실망. 그치만 언니가 이렇게 굳이 챙겨서 와주고 밥사주고 선물주고. 앙 나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거야… 찻잔 선물 받고.
차마시고 10시 기차 타고 집에 돌아오닌 12시 거의 다 되었다. 아이고 돌아오니 하우스메이트 ㅇㅎ가 감기당첨이다…

1.8.월
몸이 조금 나아진 거 같아서 오랜만에 샤워했다. ㅇㅎ가 감기로 골골거리는 게 너무 걱정이네 누룽지라도 먹으라고 끓여놓고 나오기는 했는데. 나한테 옮았겠지. 아이구 미안해라. 카페 점심 매식이어서 오늘은 당당하게 고산미소에 가서 느긋하게 혼자 갈비탕 먹고 왔다. 한번 해봤다고 오늘은 아주 여유있다. 히히
그리고는 카페 근무. 손님은 없고. 사장님은 퇴근할 때 문 닫고 가라고 하심. 네네.
ㅂㅅㄹ이 감기 걱정을 하면서 뜨거운 우유랑 크림빵 먹으라고 해서 우유 잘 안먹는데 그냥 먹었다.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근데 그것도 좀 생각할 문제다, 생각하는 마음이 고맙기는 한데 그렇게 무턱대고 자기 주장만 하는게 한국남자의 특징이 아니던가. 흠. 나는 우유를 줄이라고 그랬다고 의사쌤이. 그래서 뜨거운 거 먹고 싶어서 두유 사다 스팀쳐서 먹었는데…
5시까지 근무고 7시에나 다음 근무자가 온다고 그래서 문을 잠깐 닫는다길래, 더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다음 당번(사장님)이 못 올 거 같다고 그냥 닫고 퇴근하라고 하셨다. 5시에 일찍 닫는다는 안내 문에 붙여놓고 퇴근했고 집에 오니 하루종일 앓은 게 분명한 동거인이 있다. 고기를 사다 구워줄 정성까지는 못내지만 치킨은 사다 먹을 수 있으니까 물어보니 먹을 수 있겠다고. 냄비 두 개를 들고 가서 테이크아웃해왔다. 치킨집에서는 나를 기억하시는듯. 난 부끄럽지 않아! 잘 먹고 잘 잤다.

20180103

너무 많이 자서 괴로울 정도지만 그래도 푹 자니까 좀 나은 것 같다. 해야할 일들을 계속 미루고 있어서 마음이 편치 않지만 그래도 아픈 걸 어떻게 해. 그나마 아침에 기운이 나서 다행이다. 오늘은 고기를 구워 먹을까. 그러면 기운이 더 날 것도 같아.

아침에 인터넷 설치기사님이 다녀가셨다. 이제 우리집에서 인터넷이 되는구나. ㅇㅎ랑 같이 고산으로 출근해서 모과차를 한 잔 얻어마셨다. 소고기무국을 먹고 점심 근무를 하고 있다. 어제 주문 못한 수세미를 결제하고 저녁에 혼자 고기 먹을 상상을 한다.  ㅇㅈ도 생일 선물로 뭐 사줄까 하던데. 이렇게 아플 때 같이 고기 먹을 친구 정말 귀하다 귀해. 흑.

어제만큼 몸이 힘들지는 않아 다행이다. 쉬엄쉬엄 카페 근무를 하고 5시에 퇴근. 안심 400그램을 사왔다. 집에 와서 가지도 조금 나눠주고 250그램 정도 구워 먹었다. 가지가 난리를 쳐서 불쌍하게 현관앞 방충망 뒤 바닥에서 먹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후다닥 십분만에 먹어치움. 가지가 사료 순삭한다고 뭐라고 할 게 아니야 나도 그래.

어제만큼 힘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딱 자리잡고 앉아서 일하기는 애매한 체력. 그냥 멍하니 트위터를 하면서 도너츠도 먹고, 다시마젤리도 먹고, 귤도 까먹고 기운을 차렸다. 그러다가 9시쯤인가 이제는 뭘 좀 할수 있겠다 싶어서 팟캐스트 대본 봤다. 12시 다 되어 ㅁㄷㄹ언니 섭외까지 마치고 취침.

이제 내일은 아침에 라디오대본만 쓰고, 목요일에 나주 다녀와서 금요일에 완두콩 마감만 하면 된다. 으라차차. 이번줌만 어떻게 잘 넘겨보자.

20180101~0102

1. 1. 월
해가 바뀌었지만 별 일있나 뭐. 늘 하던대로 지난달의 가계부를 정리하고, 빨래 돌리고, 이번 달 예산을 잡아본다.
점심 때 카페로 출근해서 떡국 끓여주신 거 얻어먹고. 근무하고. 퇴근했다. 카페 배수관이 막혀서 고생을 좀 했지만 지나면 잊어버릴 일. 그러려니 한다.
사장님이 둔산리 번화가에 다녀오신 김에 저녁으로 피자를 사왔다. 신난다. 도시음식 섭취. 남은 건 싸가서 내가 먹기로 하고 퇴근했다. 일찍 잤다.

사장님이 어디 아프냐고 물어봤는데, 아니오. 했다. 그냥 좀 피곤할 뿐. (다음날 바로 감기때문에 쌩고생을 할줄은..내 몸 아픈것도 모르다니 흑)

1. 2. 화
아침에 일어나니 콧물이 흐르고 목이 칼칼한게 앗. 이거 감기다 하는 자각. 몸에 기력이 없고 큰일났다 싶은 게 이번주에 일정이 많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고 욕조에 한참 있다 나오니 조금 나은 것도 같다. 그래도 기력이 없다. 아빠 제사에, 고정적으로 해야하는 라디오방송에, 주말엔 팟캐스트 녹음이랑 완두콩 마감.
오전 내내 누워있다가 겨우 출근시간에 맞춰서 출근했는데 춥고 기운이 영 나지 않는다.

고산 읍내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고 약을 타오기로 한다. 두 어 시간을 기다려서 진료보고 카페는 바로 조퇴해서 퇴근했다. 집에 와서 계속 자고, 귤 먹고 차 마시고, 배 먹고 사과 먹고, 미역국 먹고, 족발 먹고 기운을 차릴동말동. 카페에서 포도발효주도 챙겨와서 과일 넣고 뱅쇼끓여먹었다.

다른 신경 안 쓰고 계속 누워 쉬고 잤더니 좀 괜찮은 것도 같다. 주말에 생일기념으로 ㅁㅇ언니가 만나자고 한다. 고기 구워 먹자고. 선물도 말하라고 해서 말은 했는데. 이렇게 나는 챙기지 않고 받기만 하는 생일. 가족도 아니고 친구한테 좀 미안한데. 그래도 기다렸다는 듯이 컵받침이 있는 우아한 잔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20171230~1231

12.30.토
9시 버스를 타려면 7시 언저리로 출발해야 한다. 일찍 일어나서 씻고 짐을 꾸리고 버스시간을 확인해서 여유있게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침에는 어제 비비에서 싸온 김밥을 계란에 부쳐서 김밥전을 만들어 먹고, 하우스메이트에게 주려고 한 접시 차려놓았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지만 당황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도시인처럼 터미널 대합실에서 노트북을 꺼내놓고 (밀린) 일기를 썼다.  9시 버스를 타고 중간에 휴게소를 두 번이나 들렀는데도 12시 10분에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렸다. 세 시간 정도 걸리는 모양이다.

가는 버스에서 ㅇㄱ에게 올해의 인물상을 받았다. 감동! 나도 정리해보고 싶은데 괜히 바빠서 정신이 없다.

ㅁㄷㄹ 언니는 동생네 집에 갔다가 조금 늦을 거 같다고 했다. 당연히, 어제 내가 갑자기 잡은 약속이니 괜찮다. 시간을 보내며 할 일도 많고해서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어제 라디오방송 대본 정리해서 브런치에 올리고, 창업보육센터 신청서류도 좀 쓰고, ㅇㅈ랑 문자하면서 놀고 시간을 자알 보냈다.

언니 올 시간에 집에 가서 댕댕이랑 같이 산책 조금 하고 걸어서 소소밀밀 책방에 가서 그림책 구경하고 엽서랑 드로잉북 샀다. 밥 먹으려고 한 곳, 두 곳 시도했으니 재료가 떨어져서, 주메뉴를 바꿔서 실패했다가 라멘집에 가서 시오라멘, 새우튀김, 차슈를 시켜서 냠냠 촵촵 맛있게 먹었다.

대릉원 앞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한참 이야기하고 집에 와서도 보이차 마시면서도 한참 이야기했다. 생리가 예정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시작되어 집에 오는 길에 하나로마트에 들러 탐폰을 샀다. 이번달은 생리양을 잴 수는 없겠네. 그래도 탐폰이 두 세시간만에 흠뻑 젖는 걸 보니 과다출혈이 맞는 거 같다. 첫날밤에는 소화가 안되고 가슴이 답답하고 불쾌한 두통에 시달렸다.

아파트 살았다고 주택이 춥게 느껴져서 언니가 뜨거운물 담아준 유단포를 꼭 껴안고 잤다. 긴긴 근황토크가 너무너무 재미있다. 나중에 귀촌녀의세계란에 전화인터뷰 연결해야지!

12.31.일.
아침에 나도 댕댕이 산책할 때 따라나가고 싶었는데 너무 추워서 이불 속에서 꼼짝하기 싫었다. 그냥 계속 계속 누워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뜨거운 물을 끓여 마시고 추워서 샤워도 머리감기도 생략. 커피 마시고 어제 사온 빵 먹으면서 또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포항 달팽이 책방에 갔다. 내 책도 있어서 사인해놓고 ㅁㄷㄹ언니가 거기서 내 책을 샀다. 하하하. 한 권 가져와서 드릴 걸. 그래도 책은 사는 거라고 믿는 분이실테니 아쉬움을 달랜다. 옥수동 트러스트 드릴려고 챙겨갔는데 이미 있다그래서 도로 가져옴. 대신 언니가 데려가주는 가게에서 쇼핑도 하고 타로도 같이 보고 마지막 식사는 내가 살 수 있었다. 절대 돈을 못내게 해서 차를 마실 때도, 내가 사도 됩니까 안됩니다. 그러다가 겨우 둘째날 점심을 샀다. 히히. 잠도 재워주는데. 그 정도는. 나도 하고 싶으니까. 물론 이제는 숙박업소 손님이 아니고 친구니까 그렇지만. 그래도.

포항 달팽이 책방은 참 편하고 좋은 곳이더라. 공간도 여유있어서 전시, 공연, 강연하기도 좋고 소식지도 꾸준히 내고, 책 셀렉션도 좋고, 홍차 집인것도 좋다. 나중에 또 가서 놀다 오고 싶다.  가지덮밥과 규동도 맛있었고.

4시 반에 버스타고 전주 오는 것보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우리집 오는 게 더 고단하지만 시내버스 기다렸다가 갈아타고 집에 잘 왔다. 하우스메이트와 아파트 입구에 찾아온 트럭에서 족발 순대를 사다먹고, ㅎㅇ이랑 같이 동네 청년모임 주관 송년회에 다녀왔다. 피곤한데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고 싶어서. 가서 배불리 이것저것 먹고 선물교환식으로 수분크림 받아오고 (나는 책 드리고) 집에 와서 가지랑 놀다가 잤다.